선택은 자유… 하지만 결과는 너희 손에
우덕이 깊게 생각하다 외쳤다.
“좋아! 나 정했어! 난 크라잉넛의 〈말 달리자〉! 댄스보다 락이지!”
“정말?”
성곤은 웃으며 체크리스트에 우덕의 이름을 적었다.
“너한테 찰떡이야.”
교실로 돌아오자 정연이 형준을 향해 손가락으로 찌르며 말했다.
“이제 너랑 규만이만 남았어. 세일러문 듀오 하고 싶지 않으면 진짜 잘 생각해.”
그 순간, 교실 구석에서 나래가 조용히 다가왔다.
“그 루비코 공연… 사람 많을수록 좋은데 같이 할래?”
형준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진심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진짜 머리에 슬램덩크 하기 전에 자리로 돌아가라…”
정연이 “말 좀 이쁘게 해라!”며 꿀밤을 날렸지만,
손이 더 아파서 움찔했다.
형준은 메롱을 날리며 슬램덩크 책을 다시 펼쳤다.
그 옆, 민지가 규만을 향해 차분히 말했다.
“우린 다 말했고, 선생님도 성곤이도 다 알아.
너희 둘… 진짜 세일러문 하고 싶지 않으면 지금 결단 내려.”
형준은 책을 덮고 눈을 감았다.
가발을 쓰고 세일러문 주제가에 맞춰 춤을 추는 자신의 모습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전교생이 응원봉을 흔드는 가운데… 정연이 웃으며 카메라를 들고 있는 장면까지.
“안 돼… 안 돼… 진짜 아니야…”
규만도 비슷한 표정이었다.
PSP를 내려놓은 채 말없이 먼 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종이 울리고, 두 사람은 어깨를 늘어뜨린 채 집으로 향했다.
한 발, 또 한 발
그들의 발걸음이 이토록 무거웠던 적이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