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잔인한 협박
형준은 오늘도 평화롭게 책상에 걸터앉아 슬램덩크를 읽고 있었다.
"서태웅의 점프력은 진짜 실존 가능할까..." 같은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옆에서는 규만이 PSP로 철권을 플레이 중.
“그냥 막 눌러도 이기는데?”
우덕은 수첩을 펼쳐 놓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었다.
“팝콘 판매, 장기자랑 티켓... 아니야, 이건 땡이야...”
그때 정연이 성큼 다가왔다.
"난 말이지, 너희 셋이 세일러문 복장 입고 주제가에 맞춰 춤추면 좋겠어."
형준은 책을 덮고 정연을 바라봤다.
“… 그게 뭔 서태웅이 자살골 넣는 소리야? 정연아… 어디 아파??”
우덕은 끔찍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규만은 들은 척도 안 하고 철권에 집중 중이었다.
그 순간, 민지가 규만 앞에 섰다.
"규만아. 나 진짜 화내기 전에 게임기 내려놓고 우리 얘기 진지하게 들어.
장기자랑 참가 결정하는 데 3일 줄게. 못 하면? 세일러문 확정이야.”
규만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 내가 뭘 잘못했는데?? 하고 싶은 사람만 하면 되는 거 아니야?”
마지막은 지수 차례였다.
그녀는 슬그머니 우덕에게 다가와 속삭였다.
“우덕아~ 장기자랑 나가서 공연하면…
너 하는 일, 딱 한 번. 눈감아줄게. 그리고 도와줄게. 딱 한 번만.”
우덕은 수첩을 덮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제안, 나쁘지 않은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