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하는 것도, 배움의 일부
교실 안엔 한동안 펜 소리만 들렸다.
아이들은 울음을 꾹 참고, 혹은 삼키지 못하고 눈물범벅 얼굴로 마음을 써 내려갔다.
나래와 수빈은 고개를 숙인 채 조용히 흐느꼈고, 형준도 손에 쥔 펜을 꽉 쥐며 뭔가를 또박또박 적었다.
선생님은 조용히 종이를 걷었다.
모두의 글을 읽은 뒤, 아이들을 향해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
“여러분, 모두가 같은 친구들이에요.
물론 자신과 잘 맞는 사람이랑은 금방 친해지겠죠? 형준이와 예린이처럼요.
하지만 정말 안 맞는 친구와는 친해지기 어려워요.
그렇다고 해서 그 사람을 차별하거나, 무시하거나, 괴롭혀선 안 된답니다.”
아이들은 조용히 고개를 떨궜다.
“학교는요. 어울려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에요.
서로 다르다는 걸 인정하는 것, 서로를 이해하는 게 중요해요.
그게... 선생님이 오늘 하고 싶은 말이에요.”
그 말이 끝나고도 교실엔 한동안 고요함이 머물렀다.
그때, 예린이 작게 속삭였다.
“대충은 알 것 같지만… 저 2명이 왕따였지?”
우덕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예린은 눈을 가늘게 뜨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형준이는 성격 뚜렷하고, 친한 사람 아니면 그냥 벽 세우고… 규만은 아직 다양한 친구랑 어울리는 거 익숙지 않아 보여. 싫은 애는 그냥 끝까지 싫은 타입.”
우덕은 흠칫했다.
“너도 그렇지? 싫은 애는 그냥… 죽일 듯이 싫어하잖아.”
우덕은 괜히 헛기침만 했다.
예린은 주변을 둘러보며 씩 웃었다.
“반 분위기 유지하려고 태연, 지수, 성곤이 고생하네. 정연이는 남친 형준이 관리하고, 민지는 자신을 짝사랑하는 규만 컨트롤하고...”
우덕은 예린의 정확한 분석에 입을 꾹 다물었다.
예린이 마지막으로 던진 말은 의외였다.
“... 이 말은 즉, 내가 너 관리하라고 이 자리에 앉힌 거란 얘기잖아?”
우덕은 놀라서 고개를 들었다.
예린은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말했다.
“어쩌지. 난 너 관리보단… 너희 셋이랑 진짜 친구 되는 쪽이 더 좋은데?”
우덕은 순간 말을 잃었고, 교실 한켠엔 처음으로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