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등학교] 67화 우리도 편이 필요해

속고 있는 건… 누구일까?

by 동룡

“이건 뭐… 거이 예술작품이지.”

형준은 진지하게 종이를 접어 ‘인성초 최고 이쁜이 자리’라는 팻말을 완성했다.
그리고 잽싸게 정연 책상 위에 붙이려다 딱 걸렸다.

“하지 말라고!!! 부끄럽다고 몇 번을 말해!!!”
정연의 버럭에 형준은 웃으며 교실을 튀어나간다.

그 찰나, 규만은 그 팻말을 슬쩍 민지 자리로 옮긴다.
민지는 곧장 규만의 귀를 잡으며 말한다.

“너희는 겸손이라는 단어를 아예 몰라? 티 내고 싶지 않단 말이야!!”

교실 뒤편, 나래와 수빈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수빈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자 나래가 한숨과 함께 속내를 꺼낸다.


“우리도… 우리 편이 필요해. 우리 둘만으론 안돼…”

“응… 우리처럼 억울한 애들, 다른 반에도 있을 거야. 같이… 힘을 모아보자…”

그 말을 들은 건 하필이면 대용이었다. 그는 책상 위로 올라가 외친다.

“얘들아!! 얘네 또 뭐 하려는 거 같아!! 다른 반까지 끌어들여서 힘을 모으재!! 진짜 뭐 꾸미는 거 같지 않냐!?”

교실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형준이 일어나 단호히 말한다.

“너네, 또 예린이 때릴 생각이냐? 아니… 설마 정연이까지 건드릴 생각은 아니겠지?”

그의 눈빛은 이미 ‘초사이언’에 진입해 있었다.
그러자 우덕이 벌떡 일어나 책상을 주먹으로 치며 외친다.

“이건 진짜 위험하다!! 형준아, 예전에 오락실 사업할 때 질서관리 하던 애들 있지? 걔네 불러서 경호팀 만들어! 정연이, 민지, 지수… 다 보호해야 해!”

몇몇 아이들이 맞장구친다. 모두 우정카드 사건 이후 나래와 수빈에 대한 불신이 깊어져 있었다.

규만은 민지를 보며 어깨를 으쓱했다.

“걱정 마. 너 괴롭히는 애들 있으면, 내가 혼내줄게.”

대용도 지수에게 가까이 다가가 속삭인다.

“지수 넌… 얼굴도 마음도 다 예뻐서 말이야. 혹시 쟤네가 널 건드릴지도 모르니까 조심해…
정연이는 걱정 없어. 형준이 눈 봐봐, 진짜 반으로 접어버릴 거 같은 눈빛이잖아…”


나래가 참다못해 외친다.

“다들 속고 있어!! 다들 저 악의 무리에 속고 있다고!!”

수빈도 울먹이며 말한다.

“갑자기 인기투표하더니 선물까지 주고!! 맨날 돈만 밝히던 애들 아니야!? 얘들아! 좀 생각해 봐!!”

형준은 바로 반격했다.

“우린 선물을 주지 너희처럼 살벌한 경고장은 안 날려!!
누가 누구보고 악의 무리래!? 그래! 민지랑 정연이는 우리 때문에 너희가 미워할 수 있다고 쳐!
근데 지수랑 태연이는 뭐가 잘못인데!? 도와주고 챙겨준 은혜를 원수로 갚네.”

규만도 불쑥 튀어나온다.

“야! 뭐? 여우짓 하지 말라고? 성곤이 머리에 총 맞았냐!?
태연이는 너보다 백만 배 나아! 네가 뭘 해도 쳐다도 안 볼걸!?”

교실 안은 곧 소란으로 가득 찼다.
그러나…


“선생님 오신다~~!”

누군가의 외침에, 모두가 찔린 듯 조용해졌다.
담임 선생님은 교실에 들어오며, 천천히 말씀하셨다.

“1교시 바른생활이죠?…
이번 수업 주제, 우리 반에 딱 어울릴 것 같네요.
자, 교과서 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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