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얘들아… 나래와 수빈이는 아직도 억울하다고 해."
선생님의 조용한 말에 교실 공기가 묘하게 바뀌었다. 형준은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아직도 반성 안 하는구먼! 하긴 사람 죽인 살인자가 ‘제가 죽였습니다’ 할 리가 없지!! 무조건 전 살인자가 아닙니다 하겠지!!"
"야! 말 예쁘게 안 할래?"
정연이 형준을 꼬집으며 으름장을 놓는다.
"앞으로 너 입에서 나가는 말이 내 얼굴이라고 생각해. 말 안 예쁘게 하면 내 얼굴 못생겨져!"
형준은 웃으며 받아쳤다.
"넌 어차피 못생겨져도 우리 학교 넘어 전 세계에서 젤 이뻐서 괜찮아. 티도 안 나~"
"하지 말랬지!!!"
정연의 등짝 스매시가 터지고, 아이들은 또 한 번 웃음바다가 되었다.
잠잠해진 틈에 예린이 조용히 입을 연다.
"카드는 그럴 수 있다 쳐도… 화장실에서 있었던 일은요… 그건 사실이잖아요."
"맞아요!"
우덕이 손을 번쩍 든다.
"그건 꼭 사과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얘들아?"
아이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인다.
규만은 갑자기 의자 위에 올라가 외쳤다.
"나래와 수빈을 감옥으로!!"
그 순간, 민지의 손바닥이 그의 등짝에 착 붙었다.
"조용히 해…."
선생님은 한숨 섞인 말투로 말했다.
"얘들아…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하면 안 될까? 나래와 수빈이도 이미 큰 상처를 받았단다. 다행히 예린이 옆엔 정말 의리 있는 친구들 세 명이나 있어서…."
선생님의 눈길이 자연스럽게 삼총사에게 향했다.
그 순간, 우덕은 예린에게 속삭였다.
"예린아, 교실 앞에서 용서하고 악수하는 장면 만들자. 퍼포먼스는 중요해."
예린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었다.
"선생님! 반 친구들 앞에서 나래랑 수빈이랑 악수하고 싶어요. 친구들이 더 이상 미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 친구잖아요!"
교실 안에 박수가 울려 퍼졌고, 누군가가 말했다.
"확실히 인성초 외모 2등은 마음도 넓어…."
형준, 규만, 우덕은 눈빛을 교환하며 ‘작전 성공’을 축하하듯 피식 웃었다.
선생님도 웃으며 말했다.
"그래요, 여러분. 예린이를 본받도록 합시다! 상점 5점! 누군가를 용서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잠시 후, 나래와 수빈이 교실로 돌아왔다.
조용히 예린에게 다가가 말했다.
"미안해… 화장실에서 그랬던 거…."
"진심이 아니잖아!!"
규만이 다시 소리치고,
"사과는 육하원칙으로!!! 언제! 어디서! 왜! 어떻게! 누구에게! 사과하는지 밝혀!!"
형준의 날 선 외침이 이어진다.
그러나 민지와 정연이 나서며 둘을 진정시켰다.
"그만해. 둘 다 지금 당장."
나래와 수빈은 결국 울며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그때, 예린이 조용히 나래와 수빈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말한다.
"규만아, 형준아. 그만하자. 사과했잖아. 다 끝났어."
하지만 조용히 두 사람을 껴안으며 속삭였다.
"... 정말 끝이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