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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퍼레논 May 27. 2024

그래서 왜 대단한데? Led Zeppelin 편 (1)

너무나 유명한데 요즘 세대에게는 너무 오래된 아티스트들이 있다. 이미 기본상식 혹은 교양이 되어버려서 이제 와서 관심을 가지게 되어 물어보기도 좀 부끄러워지는 그런 아티스트들. 그래서 록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들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데 음악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대스트리밍 시대. 이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하면 수 초 내에 이들의 전 디스코그라피에 접근할 수 있다. 이 가이드라인은 음악에 관한 것이 아니라 이 밴드, 혹은 아티스트가 왜 수십 년 동안 대중들과 평단을 사로잡고 전설이 되었는지, 이들이 왜 역사에 남았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다.


레드 제플린이 뭔데?

좌측부터 지미 페이지, 존 본햄, 존 폴 존스, 로버트 플랜트

1969년 데뷔한 전설적인 하드록 밴드다. 기타와 리더를 맞은 지미 페이지, 보컬에 로버트 플랜트, 드럼에 존 본햄, 베이스 겸 멀티 인스트루멘탈리스트 존 폴 존스 4인으로 이루어진 밴드로 록이라는 장르 자체를 상징하기도 하는 말 그대로 ICON이라 할 수 있는 밴드다.


그래서 왜 대단한데?

전술했듯 이들의 디스코그라피는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전부 들어볼 수 있다. 그래서 이들이 왜 전설적이고 아이코닉한지 다섯 가지 소개해 볼까 한다.


1. 지미 페이지가 대단해

그의 상징과 같은 깁슨 SG 더블넥 기타

레드 제플린이 왜 대단한가. 음악을 제외하고 설명하자면 역시 멤버들이 대단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록역사에서 전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비르투오소(Virtuoso 뛰어난 기술을 지닌 거장 연주자를 뜻하는 이탈리아어)들이 모인 집단이기에 그렇다. 우선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작곡가인 제플린호의 선장 지미 페이지. 그는 제플린 결성 이전 십 대 시절부터 뛰어난 기타 실력을 인정받아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세션을 수행하던 인물이었다. 어디까지나 조력자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묵묵히 연주하던 지미는 에릭 클랩튼과 제프 벡이라는 또 다른 당대의 고수들이 활동하던 밴드 야드버즈에 합류하게 되고 더 이상 조력자가 아닌 정력적으로 밴드의 방향키를 움직이는 밴드 리더이자 아티스트,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록스타의 자리를 꿈꾸게 된다. 하지만 곧 멤버들 간의 음악성, 성격차이 등을 이유로 야드버즈는 와해의 위기에 처하고 기존 멤버는 지미 페이지 밖에 남지 않는 상황에 처하자 지미는 자신을 주축으로 뉴야드버즈를 재출범시키기로 하고 멤버들을 스카우트하기에 이른다. 여기까지가 간략하게 생략된 레드 제플린의 데뷔스토리다. 전술했듯 이들은 각파트의 비르투오소라 평가받는 플레이어들이 모인 밴드다. 뉴야드버즈를 재출범시키기 위해 지미는 자신의 구미에 맞는, 성에 차는 최고의 플레이어들을 집합시키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 역시 당시 약관에 나이에 잔뼈가 굵은 세션맨이자 기타 테크니션이었기 때문에 그가 심혈을 기울여 뽑은 연주자들 역시 훌륭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의 음악잡지에서 만들어 낸 조어인 “세계 3대 기타리스트”라는 구분이 있다. 각각 에릭 클랩튼, 제프 벡, 지미 페이지를 가리키는데 전부 야드버즈에 소속되어 있던 영국의 기타리스트 들이다. 말 만들어내기 좋아하는 당시의 일본 언론에서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너무 안일한 기준이라고 보이지만, 그래도 이 세 명의 연주자들이 전부 위대한 기타리스트인 것만은 확실하다. 사실 기타의 테크닉적인 부분에서 지미 페이지는 에릭 클랩튼과 제프 벡에게 한 수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전성기인 레드 제플린 시절부터 다른 록스타들처럼, 아니 그 어떤 록스타들 보다 많이 마약과 알코올 등 중독성 물질에 심하게 의존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지미 페이지라는 연주자 자체가 형식에 얽매이고 틀에 박힌 연주를 기피하고 기상천외한 프레이즈와 실험적인 접근을 주로 선보이는 플레이어 이기 때문이다. 그는 바이올린 활을 이용하여 사이키델릭 하며 기괴한 소리를 만들어 내는가 하면, 2집에 수록된 Heartbreaker 같은 곡을 연주할 때면 메인리프 이외에는 전부 바꾸어 매 공연마다 다른 연주를 선보이기도 했다.

바이올린 활을 통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 낸 지미 페이지

그는 매공연이 즉흥연주였고 특이하고 세상에 없던 소리를 만들어 내고 싶어 했기에 에릭 클랩튼이나 제프 벡만큼 기타 그 자체에 집중하기보단 종합적이고 독창적인 스타일을 만들어 내었다. 또한 그는 제플린의 방향성을 쥐고 있던 리더이자 주작곡가였다. 기타 그 자체에 온전히 몰입하기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레드 제플린은 슈퍼스타 밴드였다. 지미 페이지는 이러한 하드워커 성향, 연주기술이나 표현력 보다 새로운 소리와 음악 만들기에 더 몰입했던 성향 등이 맞물려 플레이어로서는 에릭 클랩튼이나 제프 벡에 비해 전문가들에게 저평가를 받는 기타리스트이다. 하지만 상술했듯 그는 에릭 클랩튼과 제프 벡이 지니지 못한 록스타 로서의 아우라와 스타일을 만들어 냈다. 그의 상징과 같은 깁슨 SG를 스트랩을 길게 늘어 뜨리고 연주하는 모습, 더블넥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 등은 지미 페이지를 상징하는 스타일을 넘어서 록 기타리스트의 기준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그의 위대함은 단순히 연주력으로 재단되어서는 안 된다. 레드 제플린이라는 거함을 이끌며 각자가 전부 뛰어난 연주자들의 강한 에고를 컨트롤하며 전 세계를 제패한 리더로서의 역할, 대중들을 매료시키기 충분한 역사에 남을 록 클래식들을 주조한 주작곡가였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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