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만으로도 엔도르핀 도는

활동성 취미

by 샤미용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은,

장을 볼 때부터 무슨 재료로

식단을 구성할지를 생각하면서 기분이 좋아진다고 한다.

번거롭지만 재료를 손질하는 과정과 요리를 하는 과정도 노동보다 힘을 낼 수 있는 역동성을 더하는 시간이라고.


아이들이 어릴 때는 음, 미, 체를 배우지만

학령기에는 국, 영, 수를 어쩔 수 없이 과몰입한다.

음, 미, 체가 삶을 풍성하게 하는 시기가 갱년기이다.

악기, 노래, 캘리그래피, 서예, 성인 미술, 댄스, 아쿠아로빅, 등산...

예체능 취미의 영역은 참 다양하다. 선수가 돼야 한다는 부담도 없고, 각자에게 맞는 것을 찾으려고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움직임이다.


자칫, 열정이 과하여서 노동인가 취미인가 헷갈릴 만큼으로

힘에 부친다면 NG이다. 노동은 숭고하고 경제적 가치를 더하기에 소중하지만, 스트레스는 불가피하다.

가벼운 우울감에서 자신을 조금 떨어뜨릴 수 있을 정도의 활동성 취미. 생각과 상황의 복잡함에서부터 잠시 거리를 두는 유익을 얻는 움직임이 무엇이든 있다면 호르몬의 영향권에서 자기를 잘 방어할 무기가 마련되는 것 같다.


한라산을 오른 경험 이후로

한여름과 한겨울을 제외하고

주말이나

많은 짐 없이 가볍게 떠나는 국내 여행마다

등산을 즐기고 있다.

날다람쥐 아내가 워낙 목표지향적이라

낮은 산은 관심을 두지 않다 보니

등산 때마다 남편은 많은 땀을 흘린다.

그럼에도 오늘은 힘들어서 쉬겠다고 하지 않고

같이 움직여주고, 덕분에 운동했다는 고백이 늘 고맙다.

자연의 색깔과 소리를 살피는 남편 덕분에

놓칠뻔한 특이한 새, 물, 바람 소리의 맑음을 담게 된다.

정상에서 탁 트인 하늘과 봉우리의 어울림만 상상하며 속도를 내는 아내에게 꽃을 멈추어 보게 하기도 하고, 어는 지점부터는 돌이 많고, 어디부터는 억새가 나타났다 짚어주기도 하는 남편으로 인해 과정도 즐거워지곤 한다.


하산하면 맛있는 것을 먹는 것도 등산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한 번은, 청계산에 오르다가 등산로 초입에서 20대 청년 두 명이 하는 대화를 엿들었다.

하산하면 무엇을 먹을지를 진지하게 나누었다. 그게 등산객에게는 모티브가 되기도 하지만, 너무 진지해서

힐끔 살피니 이 둘은 이미 초입부터 힘이 들었던 것 같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살짝 내려와 간식을 먹는데 쉼터에서 그들을 또 마주쳤다. 여전히 메뉴를 얘기하고 있었다!!

무엇을 먹느냐고 메인이고, 등산은 서브였다. 하지만, 초입부터 이 둘은 지침을 음식을 떠올리며 잊으려 했던 것 같다. 이또한 지혜롭다.


등산에 어떤 목적이든 정답이 있는 게 아니다.

취미가 다 그런 거 아닐까.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다면,

또 소중한 사람과 함께하는 유익이 있다면,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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