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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석 Nov 29. 2023

OTT 천국 = 선택의 딜레마?

키노라이츠 디자인 분석

우리는 선택의 풍요로움 속에 살고 있다. 많은 분야 중에서도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는 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오늘날 OTT(Over-The-Top) 스트리밍 서비스의 급속한 성장은 전례 없는 수준의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선 넷플릭스, 쿠팡플레이, 왓차, 웨이브, 디즈니+ 가 대표적인 OTT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해당 플랫폼에선 수백만의 콘텐츠를 단 몇 번의 클릭으로 이용할 수 있게 만들었고, 이러한 콘텐츠의 홍수는 소비자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지만, 동시에 '선택의 과부하'라는 새로운 문제를 낳았다.


출처: 넷플릭스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현재, 수많은 콘텐츠 중에서 무엇을 시청할지 결정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느낀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니라, 실제로 주변 지인들과의 대화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많은 이들이 인기 있는 콘텐츠나 이미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리즈를 보려고 할 때는,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OTT 서비스에 접속하여 비교적 수월하게 콘텐츠를 선택한다. 하지만 어떤 콘텐츠를 시청할지 미리 결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비스에 접근하면, 다양한 콘텐츠에 압도되어 탐색만 하다가 결국 시청을 포기하고 이탈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답변한다.


수많은 옵션 사이에서 어떤 콘텐츠가 나의 취향에 맞을지, 어떤 시리즈가 시간 투자에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기란 쉽지 않다. 이러한 고민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현상이다. 



과연 왜 우리는 이처럼 취향과 시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을까?



OTT 서비스가 국내 시장에 등장하기 전, 우리가 주로 즐기던 콘텐츠는 TV로 시청하는 드라마,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영화, 그리고 독서 등이었다. 이들 콘텐츠는 대부분 1시간에서 2시간 사이의 소비 시간을 필요로 했으며, 책의 경우에는 더 긴 시간 동안 내용을 이해하고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의 부상과 함께 콘텐츠 소비의 패턴은 크게 변화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1시간짜리 콘텐츠가 10분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으로 요약되며, 숏폼 콘텐츠의 등장으로 소비 시간은 더욱 단축되어 30초 안팎으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플랫폼들은 우리가 전에 길게 소비하던 영화나 책의 내용을 단 몇 분 만에 요약해 전달한다.


이처럼 콘텐츠 소비의 길이와 형식이 변화하면서, 우리는 긴 영상을 보는 것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하였고 2시간 영상을 유튜브나 숏츠를 통해 짧은 시간에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데 굳이 고민해가며 긴 콘텐츠를 소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출처: Popcorn & Coke Review

이제는 각 시리즈나 영화가 제한된 시간 속에서 최대한의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고려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키노라이츠와 같은 서비스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이유이다.


키노라이츠는 다양한 기능들을 통해 사용자들이 콘텐츠 선택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지금부터 키노라이츠의 기능과 함께 UIUX 디자인을 살피 보도록 하겠다.






키노라이츠의 의미는 무엇일까?

키노라이츠라는 이름은 독특한 의미를 담고 있다. '키노'는 독일어와 러시아어로 '영화'를 의미하는 단어이며, '라이츠'는 신호등을 뜻한다. 이 두 단어의 결합은 단순한 네이밍에서 그치지 않고, 키노라이츠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에 깊이 녹아들어 있다.


키노라이츠는 콘텐츠 평가를 위해 전통적인 평점 시스템을 넘어, 신호등의 색상을 차용한 독창적인 방식을 도입했다. 신호등의 빨간불, 노란불, 파란불은 각각 콘텐츠의 긍정성, 중립성, 부정성을 나타낸다. 이러한 시각적 방식은 사용자들이 해당 콘텐츠의 품질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하며, 복잡한 평가 시스템 대신 직관적이고 간결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키노라이츠 신호등



1. 긍정 부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좌측: 과거 메인 홈 우측: 현재 메인 홈

키노라이츠의 과거 UI 분석을 통해, 서비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진화해왔는지 이해할 수 있다. 과거의 메인 홈 UI는 그라데이션이 가미된 그린 컨테이너를 포스터 아래 배치하여 사용자들이 해당 콘텐츠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이 디자인은 직관적이고 간결함을 제공했는데 특히, 넓은 컨테이너에 긍·부정적인 평가를 나타내는 그린 컬러가 적용되어, 사용자들은 쉽게 양질의 콘텐츠를 식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디자인은 UX 측면에서 몇 가지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만약 긍정, 중립, 부정의 세 가지 컬러가 혼합된다면, 이는 사용자에게 시각적 혼란과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과거 UI는 콘텐츠의 이름을 누락시키는 경우가 있어, 포스터에 명확한 이름이 표시되지 않는 경우 콘텐츠를 식별하기 어려웠다.


현재 키노라이츠의 UI 레이아웃을 살펴보면, 이전과 비교하여 몇 가지 중요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컨테이너는 다크 모드에서도 톤의 변화가 잘 이루어진 디자인으로, 콘텐츠의 제목과 사용자 상호작용을 위한 버튼, 원과 숫자를 활용한 새로운 형태로 구성되었다.


변경된 UI는 시각적으로 더욱 깔끔하고 명료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는 영화 포스터를 더욱 강조하며, 사용자의 시선을 콘텐츠의 핵심 요소로 자연스럽게 이끈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신호등 컴포넌트를 도입함으로써, 사용자는 콘텐츠의 품질과 인기도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지만, 키노라이츠의 메인 컨테이너에 적용된 둥근 모서리(Radius) 값이 눈에 띈다. 이러한 디자인은 영화 포스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모든 요소에 일관된 둥근 모서리를 부여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하단 부분에도 둥근 모서리 값을 적용하게 되면서, 컨테이너의 형태적 안정감이 다소 감소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단 부분의 Radius 값을 제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 하단의 둥근 모서리를 제거함으로써, 각 영화 포스터는 하나의 완결된 카드 컴포넌트로 인식될 수 있으며, 이는 전체 화면의 안정감과 조화를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디자인적 조정은 사용자가 화면을 바라볼 때 느끼는 시각적 편안함과 전체적인 UI의 일관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 출시 예정작부터, 나에게 맞는 콘텐츠 탐색까지

키노라이츠의 초기 온보딩 과정에서는 사용자가 구독 중인 OTT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다. 이 선택을 통해, 해당 플랫폼에서 이용 가능한 콘텐츠들, 신작, 공개 예정작, 종료 예정작 등의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신호등 컴포넌트를 활용하여 각 콘텐츠의 긍정 및 부정 평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다.


이와 같은 기능은 쏟아지는 새로운 콘텐츠와 공개 예정작들을 모두 추적하는 것이 어려운 사용자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키노라이츠는 이러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모아 제공함으로써, OTT 서비스를 즐기는 이들에게 맞춤형 기능을 제공한다.


디자인 측면에서 관찰해 보면, 키노라이츠는 네이비 색상을 기반으로 한 다크 모드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섹션 간의 구분을 명확히 하며, 전체 화면의 조화를 이루는데 기여한다. 컬러의 톤 변화가 명확하게 적용되어 있어, 사용자는 각 섹션을 쉽게 구별하고 직관적으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디자인 접근은 키노라이츠의 전체적인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키노라이츠 UI의 전반적인 폰트 크기와 균형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으나,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하는 주요 컴포넌트들의 접근성에는 다소 개선의 여지가 있었다.


키노라이츠에서 제공하는 필터링 기능과 OTT 서비스별 콘텐츠를 모아보는 토글 버튼은 사용자에게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이러한 버튼들의 크기가 비교적 작고 다른 상호작용 버튼들과 밀접하게 배치되어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태스크를 수행하기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기능들이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설계된 것임을 감안할 때, 디자인적으로도 이들의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버튼의 크기를 적절히 조정하고, 서로 간의 간격을 넓혀 사용자가 더 쉽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디자인 변경은 이 기능들의 사용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다.



3. 스포일러 방지

현재 키노라이츠의 베타 버전 커뮤니티에서는 사용자들이 OTT 콘텐츠에 관한 다양한 글을 작성하며 활발한 소통을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OTT 콘텐츠의 소비량과 키노라이츠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특히 '독전2'에 대한 토론이 활발했는데, 이전 작품인 '독전 1'을 즐겁게 시청한 나로서는 '독전 2' 역시 기대하고 있었다.

초기에는 커뮤니티에서의 스포일러에 대해 걱정했으나, 키노라이츠는 사용자가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경우 이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콘텐츠에 내용과 관련된 후기는 블러효과를 적용해 가려주고 사용자가 직접 2번의 클릭을 해야 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나의 걱정은 곧 안심으로 바뀌었다. 키노라이츠는 이와 같은 사용자 중심의 기능을 통해 커뮤니티 내에서의 소통과 정보 공유를 즐겁고 안전한 경험으로 만들어 주고 있었다.






키노라이츠 앱은 사용자들에게 풍부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 신뢰성 있는 인증 회원 제도, 그리고 '팝콘'이라 불리는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게임 등 다채로운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기능들은 앱을 단순히 영화 추천 서비스를 넘어, 사용자 참여와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풍부한 플랫폼으로 만든다.


키노라이츠의 디자인은 전반적으로 완성도가 높으며, 서비스의 네이밍에 맞춰 구성된 그래픽은 사용자가 콘텐츠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브랜딩과 UX 두가지 측면을 모두 잘 고려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접근성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버튼의 크기, 정보 텍스트의 가독성, 칩의 크기와 색상 선택 등은 사용자가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하는 데 있어서 일정 부분 장애가 될 수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사용성을 저해하며, 특히 신규 사용자나 접근성이 중요한 사용자에게 불편함을 야기할 수 있다.

노라이츠는 혁신적인 OTT 추천 서비스로서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미 많은 부분에서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디자인과 접근성 면에서의 지속적인 개선과 최적화는 서비스를 더욱 완성도 높은 플랫폼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키노라이츠가 이러한 부분들을 어떻게 발전시킬지 주목하며, 그 성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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