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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꽃이고 싶다

딸아이의 말...

by giant mom

내 딸아이는 고2가 된다.

신랑과 소통이 안 되는 나지만,

아이들과는 화려한 액자가 놓인 집 마냥

다채롭게 통한다.

어제도 딸아이랑 관계에 대한 대화를 나누었다.

내 주변에 딸아이도 아는 부부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아내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그랬더니 딸아이가 김춘수의 <꽃>을 읊는다.

....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1972년 천경자 화백이 그린 ‘꽃과 항아리’의 가운데 세부 모습. 여름에 피는 칼라 꽃과 가을에 만발하는 국화꽃들이 군청색의 어두운 화면을 배경으로 서로 섞인 채 자태를 드러냈다


부부의 세계는 마치 정치 세계와 흡사하다.

그냥 꽃 그대로의 모습으로 봐주지 않는다.

항상 당사자의 이익과 맞물려

서로에게 프레임을 씌워 서로의 틀에 가둔다.


딸아이가 김춘수의 <꽃>을 읊으며

"어른들은 서로 사랑한다면서

왜 서로를 규정짓는 거야"


과연

그대로 봐주는 그날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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