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을 중단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건 없다.
그것은 습관을 잃는다.
습관은 버리기는 쉽지만, 다시 들이기는 어렵다”
-빅토르 마리 위고 -
친구가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아기 동영상을 보냈다. 첫 손주라 그런지 입만 열었다 하면 손주 자랑을 해서 친구들이 돈 내라고 손주 자랑하라고 면박을 줘도 아랑 곳 없다. 전화만 하면 손주 자랑을 하는데 이번에는 “애가 얼마나 야무진지 뒤집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서 기더라. 그러더니 금방 기는 거 졸업하고 뭐든 잡고 일어서더니 벌써 걸음마를 한다. 이제 곧 달리기도 할 거 같아” 라며 호들갑을 떤다.
동영상을 보니 친구 손주는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발에 힘을 딱주고 어찌어찌 일어서니 넘어지지 않으려고 발바닥 균형을 잡느라 애를 쓴다. 그러다가 뒤에서 누가 잡아당기기라도 하듯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기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시 기를 쓰고 일어서고 넘어지고를 반복한다.
(출처: 다음 이미지)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데 아기가 첫걸음을 제대로 떼려면 약 1,500번의 실패를 거듭한다고 한다. 누가 걸음마를 하라고 등을 떠민 것도 아닌 데 넘어지면 일어서기를 반복하는 친구 손주를 보면서 “홍안유 지금 얼마나 치열하게 연습하고 있니?” 내게 물었다. 사소한 일이긴 하지만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뤘고 실패가 두려워 시작하지 않은 일도 있다. 필사(筆寫)하는 습관을 갖겠다고 작정하고 열흘 남짓 실행했는데 이마저 멈췄다. “습관은 버리기 쉽지만 다시 들이기는 어렵다”는 빅토르 마리 위고의 경고가 무겁게 다가온다.
“연륜이 쌓인다고
모두 익어가는 건 아닙니다
노력을 해야 익어가는 겁니다”
-보이스 킹 윤일상 심사평 -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리다가 MBN 서바이벌 프로그램 <보이스 킹>에 채널을 고정했다. 가수 조장혁이 <사랑하는 우리>를 부르는데 애절하고 처절해서 채널을 돌릴 수 없었다. 지금까지 알고 있던 가수 조장혁이 아니었다. 끝 소절까지 자기를 놓치지 않고 절절함을 유지하며 몰입하게 만들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볼 때 심사평을 거의 듣지 않는데 심사평이 궁금했다. “데뷔 25년 차 관록을 지닌 조장혁을 평가하기 쉽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윤일상 작곡가는 “연륜이 쌓인다고 모두 익어가는 건 아닙니다. 노력을 해야 익어가는 겁니다”라며 조장혁의 노력을 높이 샀다. MC 강호동은 “조장혁 씨는 오늘도 조장혁 씨를 뛰어넘습니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출처: 다음 이미지)
세상에서 가장 이기기 힘든 경쟁 상대가 바로 나다. 그러므로 나를 이기는 게 진짜 이기는 거다. 이를 머리로는 아는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 나를 이기려면 사소한 일부터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핑계를 너무 많이 댄다. 습관은 어린 새가 날갯짓을 하는 모양의 습(習) 익힐 습과 익숙할 관(慣) 자로 이뤄져 있다. 어린 새가 수없이 많이 날개를 파닥거리며 연습을 해야 비로소 몸에 배어서 날 수 있다. 아기가 수없이 엉덩방아를 찧으면서 걸음마를 익히듯이. 조장혁도 그랬을 것이다. “조장혁 씨는 오늘도 조장혁 씨를 뛰어넘습니다”라는 찬사는 누가 만들어서 씌워준 게 아닐 것이다. 조장혁 씨 스스로 만든 월계관. 이기는 것 중 제일 이기기 힘든 게 자기다. 그러므로 나를 이기는 게 진짜 이기는 것. 미래를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금 나의 현재를 살펴보는 것.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지 않기로 작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