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 그 여백 -34
어느 이름 없는 정거장에 두고 온 울음이냐
검은 가시를 베어 문
입술이 더없이 붉구나
정처 없는 기차표처럼
차마 다 하지 못한 말 화석으로 굳어
너는 누구의 이름을 이토록 아프게 피웠느냐
툭 툭 꽃잎 지는 소리
머나먼 여수(旅愁)의 달빛에 부서진 발자국 소리
목련이 저리도 자지러지는 계절에
너는 낯선 창가에 홀로 뜨겁구나
나의 아픈 봄을 혼절시키듯
너의 뺨 이리도 붉게 붉게 피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