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랑한 언어

#사랑, 그 여백 - 39

by 김백

말랑한 언어



엄마는 내 혀를 꽃잎이라 불렀다


옹알이도 하고 뒤집기도 하면서

방긋방긋 꽃을 피웠다


괜찮아

고마워

다 이해해


TV 앞에서도 부엌에서도 분홍 꽃만 피웠다


언제부턴가 말이 말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설설舌舌 기던 말이 말에 받쳐 말한다


됐어

그만해

날을 세운 말에 말이 베었다


토막 난 말들이 비루하게 굴러다닌다


알았다

이미 내 입속엔 상처 난 말들이 돋아나

혓바닥 가시가 되고 있다는 것을


지금도 엄마는 내 혀를 꽃잎이라 부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