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주말여행은 재미있었어? 난 주말 동안 뭐 해 먹을지 고민하다가 오랜만에 고사리 파스타를 해 먹었어. 지난 4월에 제주도에서 직접 꺾어온 그 고사리로 말이야. 잘 말려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더니 필요할 때마다 요긴하게 쓰이네.
신기하게도 고사리 파스타를 만들 때는 아주 조심스러워져. 고사리 한 가닥이라도 흘릴까 봐 천천히 조심조심, 흘린 고사리는 버릴 수가 없어서 얼른 주워 담아. 흘린 음식은 쉽게 버리고 음식 만들 때는 설렁설렁 대충대충 하는 내가 고사리 앞에서 이렇게 경건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어. 엄마가 짐작하다시피 고사리 한 가닥마다 내 정성과 시간이 담뿍 들어가 있기 때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