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취업에 대한 지극히 주관적인 이야기
# 그래도 쉽지 않은 길인 것은 사실이잖아
한 번은 중국에서 알게된 한국 친구가 상하이 취업을 위해 상하이로 온 어느 지인을 만나 고민 상담을 들어주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그 친구 고민에 뭐라고 조언해줬는데?"
- "그냥 지금이라도 접고 한국으로 돌아가라고 했어."
"뭐? 왜? 왜 그렇게 말했는데?"
상하이에서 당차게 살고 있는 멋진 내 친구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 "아니, 상하이에서 일하고 싶어서 한국에서 하던 일 그만두고 여기 와서 중국어 공부한다잖아. 타지에서 일한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인 것 너도 알잖아. 난 다른 사람들이 나같이 고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그랬지. 편하게 편한 길 찾으면 좋잖아."
당시 내 친구는 다니고 있는 직장이 힘들어서 이직을 생각하고 있었고, 오랜 상하이 객지 생활로 지쳐가고 있을 때였기 때문에 그렇게 조언을 해 준 것이 조금은 이해가 갔다.
"그건 그렇지만, 너는 이 길이 편한 길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했던 거야?"
- "전혀 아니지."
"근데 왜 그렇게 말했어?"
- "그래도 쉽지 않은 길인 것은 사실이잖아."
"그럼 너 그때로 다시 돌아가 한국에서 일하겠냐고 하면 하고 싶어?"
- "그건 당연히 아니지......"
"나는 상하이 오기 전에 무기력했던 내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 이 선택이 조금도 후회되지 않는데...... 그때 그 시간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할 정도야."
- "나도 그건 그래.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죽어도 없지."
"그렇지? 그러니까 왜 그 친구한테 그렇게 이야기했어! 이 길이 쉽지 않은 길인 것 뻔히 알면서 이 길을 선택한 것처럼 걔도 똑같은 상황일 텐데. 걔 이미 일 그만두고 상하이 취업하러 왔다며. 그러면 아무리 뜯어말려도 안 들을걸? 그때 우리처럼?"
이 길이 힘든 길임은 알고 있었다.
부모님께서 제시한 길, 즉 한국에서 안정된 직장에 다니며 한국인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길이 편한 길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길은 과정과 끝이 시작점에서부터 너무나도 명확히 보여 재미가 없게 느껴졌다.
부모님께서 감사하게도 인생을 편하게 사는 지름길을 가르쳐 주셨지만, 나는 그 옆의 가보지 않은 길이 자꾸만 눈에 밟혔다. 돌과 나무로 빼곡하고 길도 나지 않아 위험해 보이는 길이었지만 그 길이 어떤 길일지, 보이지 않는 그 길의 끝이 궁금했다.
내 나라가 아닌 남의 나라에서 일한다는 것은 결코 겉으로 보는 것처럼 멋진 일만은 아니다. 비자 때문에 마음고생도 많았다. 나날이 오르는 월세로 집을 옮겨야 할 때면 떠돌이 신세가 된 것 같았다. 몸이 아플 때는 가족처럼 의지할만한 사람이 없어 아픔과 서러움이 두 배로 몰려온다. 내가 왜 사서 이 고생을 하고 있을까 생각할 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그것이 당신이 살면서 꼭 해보고 싶은 일 중 하나라면 다른 사람이 뭐라 하든 흔들리지 말기를 바란다.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의견 때문에 꿈을 향한 마음다짐이 자꾸만 흔들린다면 스스로에게 되 물어보자.
'그때 그 도전을 해 봤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쉬워만 하며 살고 싶은지, 아니면 '그때 참 무모했지만 그래도 그러한 도전을 해봤었지.' 생각하며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