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문은 오래된 계절처럼 굳게 닫혀 있었다. 그는 문을 열지 않는 방식으로 어떻게든 살아왔다. 울지 않으면 무너지지 않을 거라 믿었기 때문이다. 울어버리는 순간 아이가 완전히 사라질 것 같았다. 그는 슬픔을 유리병 속에 가두듯 마음 깊숙이 밀어 넣었다.
현관 구석에는 작은 운동화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밑창에 남은 흙 자국은 멈춰버린 시간 같았다. 그는 몇 번이나 그것을 들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신발을 치우는 순간 아이의 발소리까지 함께 지워질 것 같았다. 집 안은 물 빠진 수족관처럼 고요했고, 그는 그 안에서 숨을 낮춰가며 버텼다.
봄이면 세 사람은 공원을 걸었다. 아이는 그의 손가락 하나를 꼭 붙잡고 천천히 발을 옮겼다. 벚꽃잎이 흩날리면 아이는 까치발을 들며 말했다. “아빠, 꽃이 비처럼 내려.” 그는 아이를 번쩍 안아 올렸고, 아이는 그의 가슴에 귀를 대고 웃었다. “아빠 심장 소리 크다.” 그 말은 그에게 오래 남은 약속이었다.
병원은 또 다른 집이 되었다. 희고 차가운 병실은 겨울의 색을 띠고 있었고, 링거줄은 아이의 팔을 감싼 가는 덩굴 같았다. 그는 진료비 고지서를 접으며 숫자에 매달렸다. 숫자는 감정보다 단순했고, 계산기는 울음보다 정확했다. 계산기를 두드리는 소리에 기대어 그는 겨우 무너지지 않았다.
어느 날, 대기실 화장실에서 그는 벽에 기대어 주저앉았다. 수도를 틀어 물소리로 마음을 덮으려 했다. 물은 쉼 없이 떨어졌지만, 울음은 나오지 않았다. 목까지 차오른 감정이 돌처럼 굳어 있었기 때문이다. 거울 속 자신의 눈을 보며 그는 괜찮아야 한다고 묵묵히 되뇌었다.
아이는 오히려 그를 위로했다. “아빠 괜찮아.” 숨이 가빠지면서도 아이는 웃었다. 작은 손이 그의 손등을 두드렸다. 그 손길은 점점 가벼워졌고, 그의 가슴은 점점 무거워졌다. 그는 차라리 자신이 대신 아파야 했다고 수없이 생각했다. 그때마다 아이는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심장 소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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