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종소리가 어딘가 멀리서부터 울려왔다.
귓가에서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꿈결 같은 울림이었다.
강이안은 눈을 떴다.
발끝에서부터 한기가 스며들었다.
마치 겨울 강물 속에 발을 담근 듯한 감각.
공기는 숨을 쉴 때마다 꺾였고, 사진관의 내부는 침묵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저 고요한 게 아니었다.
어떤 숨겨진 무언가가 조용히 숨죽이고 있는 것 같은 기운이었다.
문이 열렸다. 이번에도 ‘딩-’ 소리는 없었다.
대신, 뻑뻑한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와
그와 동시에 들려오는 아주 짧은 숨소리가 공간을 채웠다.
첫 손님이었다. 회색 코트를 입은 중년 남자.
얼굴은 반쯤 가려져 있었고, 눈동자는 공허하게 떠 있었다.
말없이 안으로 들어와 천천히 벽 쪽으로 몸을 기댔다.
그의 손은 주머니에서 나오지 않았다.
온몸에 붙은 먼지와 눅눅한 냄새가, 오랜 시간의 무게를 말해주는 듯했다.
이안은 직감적으로 인사했다.
“어서 오세요.”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그는 말없이 벽에 등을 댄 채, 천천히 시선만 이안을 향해 돌렸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안은 본능처럼 카메라를 들었다.
머릿속은 멍했지만, 손가락은 정확하게 셔터를 눌렀다.
찰칵.
묵직한 셔터 소리가 고요를 찢었다.
잠시 후, 인화지 위에 이미지가 천천히 떠올랐다.
검붉은색이 퍼지며 형상이 드러났다. 이안은 숨을 삼켰다.
사진 속에는 남자의 모습과 함께, 분명히 존재하지 않았던 손자국이 찍혀 있었다.
정확히 다섯 개. 그러나 그중 약지만 흐릿했다.
그 손자국은 누군가의 가슴께에 닿으려다 만 것처럼 멈춰 있었다.
유리창에 남겨진 얼룩 같기도, 감정의 조각 같기도 했다.
이안은 사진을 들고 멍하니 섰다.
무엇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 흔적이 자신의 가슴 어딘가를 눌렀다.
설명할 수 없는 이끌림. 전혀 모르는 얼굴인데도, 가슴이 답답해졌다.
“후회예요.”
조용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하루였다. 창가에 선 그녀는 흐릿한 햇살을 온몸에 받고 있었다.
“사람들은 가끔, 살아 있을 땐 보지 못한 걸……. 죽어서야 찍는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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