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사기공화국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사기범죄는 약 42만건으로 전체 점죄에서 27%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고 있고, 더욱 중요한 점은 건수가 줄어들거나 이전에 비해 별 차이가 없는 살인, 강간, 강도, 폭력, 절도 등의 범죄와 달리 사기죄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피의자들의 연령도 20대 ~ 30 대로 어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경찰청 통계자료*
그만큼 우리 사회는 높은 사기 범죄 발생률을 기록하고 있고, 꾸준히 늘어가고 있습니다. 사기 범죄는 통신수단의 발달과 결재방법의 편의성 그리고 가상화폐의 등장으로 인해 사기범들이 더욱 손쉽게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사기범행을 할 수 있습니다.
사기 범죄가 적발되더라도 처벌 수위가 피해 규모에 비해 가볍다는 인식이 강해 가해자에게 가혹한 응징을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반복적인 허탈감을 안겨주고 사기 범죄의 범죄율이 올라가는 것에 한 몫 합니다.
수십억 원을 편취하여 수많은 사람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주었음에도, 법정에서는 고작 징역 5년 안팎을 선고받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만약 그가 범죄 수익을 교묘하게 숨겨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면, 사기꾼에게 교도소에서 보내는 하루는 고통스러운 수감이 아니라 고액 연봉을 챙기기 위한 '잠시 쉬어가는 유급 휴가'로 전락하고 맙니다.
징역 5년을 살고 나와 숨겨둔 50억 원을 쓴다면, 그의 옥살이는 '연봉 10억 원짜리 노동'이 되는 셈입니다. 피해자들은 평생을 모은 전 재산을 잃고 생존의 벼랑 끝에서 신음하는 동안, 가해자는 짧은 수감 생활을 마친 뒤 피해자의 피눈물로 일군 부를 누리며 떵떵거리고 삽니다.
이러한 '수익 대비 저렴한 형량'이라는 기막힌 계산법이 존재하는 한, 대한민국에서 사기 범죄는 근절되지 않는 고수익 비즈니스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법이 가해자의 '방어권'을 지켜주는 동안, 피해자의 '삶'은 처참히 무너져 내리는 이 역설이야말로 사기꾼들이 법을 우습게 여기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하지만 사기꾼의 악랄함과 법의 허점만으로는 이 거대한 사기 시장을 다 설명할 수 없습니다. 수요 없는 공급은 없듯, 사기가 성립하려면 '속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필자가 변호사로서 현장에서 마주한 사기범들은 대개 갱생이 불가능했습니다. 그들에게 사기는 한 번의 실수가 아니라 평생의 '직업'이었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시스템을 통해 그들을 교화시키겠다고 장담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대다수는 출소 후 몇 달 안에, 마치 본능에 이끌리듯 다시 사기의 전장으로 복귀합니다.
그들은 마치 '사기 DNA'를 따로 가지고 태어난 듯 보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지 못하고, 오직 타인의 욕망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불리는 것에서 쾌감을 느끼는 종족들입니다. 이런 이들이 과거에도 존재했고, 지금도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국가가 사기범들을 잡아 가두고 교화시켜 사회를 깨끗하게 정화하겠다는 생각은, 어쩌면 법의 이상에만 매몰된 순진한 망상일지도 모릅니다. 사기꾼은 잡초와 같습니다. 아무리 뽑아내도 비가 오면 다시 자라납니다. 결국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잡초를 어떻게 다 없앨 것인가'가 아니라, '우리 사회라는 토양을 어떻게 잡초가 자랄 수 없는 환경으로 만들 것인가'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왜 사기꾼이 많은가”라는 한탄보다 “대한민국에서는 왜 사기가 이토록 잘 통하는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사기꾼 개인의 기술을 넘어 한국 사회의 독특한 구조와 문화, 그리고 우리가 익숙하게 받아들여 온 판단의 습관들에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땅이 어떻게 사기 범죄에 이토록 취약한 토양이 되었는지, 이제 우리 내면의 '심리적 맹점'을 하나씩 파헤쳐 보려 합니다.
문제는 교육이다!-사기 면역력은 0 점의 대한민국 교육
우리는 학교에서 미분과 적분을 배우고, 영어 단어를 외우며, 복잡한 역사적 연도를 암기하는 데 수천 시간을 씁니다. 하지만 정작 내 전 재산이 걸린 계약서를 어떻게 검토해야 하는지, 누군가 달콤한 수익률을 제안할 때 내 뇌가 어떤 인지적 오류를 일으키는지, 사기꾼들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심리 화술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단 한 시간도 배우지 못합니다.
결국 문제는 교육입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은 그들이 나중에 성년이 되어 직접 세상과 부딫히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초⦁중⦁고 그리고 대학교 까지 마친 많은 성인들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은 ’대부분‘ 쓸모가 없다는 말에 공감하실 것입니다. 고백하면 필자도 수학의 정석을 통해 미⦁적분을 배웠고, 어려운 문제도 풀었지만 현재는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AI가 일상과 업무의 필수 요소가 된 지금, 과거처럼 ‘지식을 암기하고 전달하는 교육’을 받은 사람은 그 설 자리를 잃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지식을 알고 있느냐가 아니라, 정보를 의심하고, 구조를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정규 교육 과정을 모두 거친 성인임에도 법률과 사회생활에 필요한 아주 기본적인 판단 능력조차 갖추지 못해 사기의 문턱까지 갔다가 지옥같은 시간을 보내고 간신히 빠져나온 사례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제 요즘 핫한 부업알바 사례 한가지를 소개해 보겠습니다.
사례 │타이핑 알바
“타이핑만 하면 됩니다”
[카카오톡 알림]
우리글 | 상담팀
안녕하세요 �
간단한 타이핑 부업 가능하신 분 찾고 있습니다.
김하은(가명, 21세, 대학생)
어떤 일인데요?
우리글
소설 원고를 그대로 타이핑만 해주시면 됩니다.
〈부활〉, 〈신곡〉 같은 기존 작품 일부 내용이나
메뉴판, 제품 설명서 등입니다.
김하은
그대로 타이핑만 하면 된다구요?
우리글
네~ 그대로 타이핑만 하시는 거라 한글만 하실줄 안다면 집이나 카페든 어디세서든 할 수 있어요^^
김하은
얼마 정도 벌 수 있나요?
우리글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건당 2만~4만 원 정도입니다.
부담 없이 해보셔도 됩니다.
첫 작업
김하은은 반신반의하면서 밎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지정된 분량의 원고를 타이핑했고, 작업을 마친 뒤,지시에 따라 파일을 첨부해 전송했습니다.
김하은
타이핑 작업 제출했습니다.
우리글
확인했습니다 �
검수 후 다시 연락드릴게요.
몇 시간이 지나고....
우리글
검수 완료되었습니다.
오타 거의 없고, 형식도 잘 맞네요.
수정 없이 승인 처리하겠습니다.
“입금됐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입금 알림] 40,000원
김하은
입금 확인했습니다.
우리글
네 �
고생하셨어요.
작업 깔끔하시고 속도도 좋으세요.
이런 분들 오래 같이 가고 싶습니다.
‘검수도 하고, 승인도 하고,
실제로 돈도 주네…
그래, 진짜 부업일 수도 있지.’
-정회원으로 전환하시죠-
우리글
지금은 체험 단계고요,
조금만 더 하시면 정회원 전환 가능합니다.
김하은
정회원이요?
우리글
정회원이 되시면 일감이 더 많아지고, 수당 단가도 커집니다.
다만 팀 단위로 일해요.
보통 5~6명 한 팀입니다.
김하은
팀이요…?
우리글
네. 회사 프로젝트라서요.
팀이 구성되면 일이 자동 배정됩니다.
김하은
아… 그렇군요.
우리글
사실 이런 말씀 조심스러운데요,
하은님 작업 스타일이 좋아서 회사에서도 이미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김하은
제가요…?
우리글
네.
검수팀에서도 말이 나왔어요.
오타 거의 없고, 빠르며, 형식도 정확하다고요.
이런 분들은 체험으로 끝내기 아깝죠.
김하은
정회원 되면…
일은 많이 들어오나요?
우리글
네.
체험이랑은 비교가 안 됩니다.
지금 하은님처럼 성실한 분들은 한 달에 용돈 수준이 아니라
생활비와 등록금 정도는 충분히 벌어요.
김하은
팀원들은 어떤 분들이에요?
우리글
다들 비슷한 또래예요.
학생도 있고, 직장인, 주부도 있고요.
요즘은 N잡이 대세잖아요~
이미 몇 분은 꾸준히 하고 계세요.
김하은
아…
우리글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건 아무한테나 권유 안 해요.
하은님은 충분히 가능성이 보여서
먼저 말씀드리는 거예요.
김하은
…그럼
정회원으로 해볼게요.
‘조금 더 해보고 아니면 그만두면 되겠지…?’
우리글
잘 생각하셨어요 �
후회 안 하실 거예요.
그럼 팀 배정하고, 다음 단계 안내드릴게요.
김하은
그럼 어떻게 시작하죠?
(잠시 텀이 있다)
우리글
팀 작업은 책임이 중요해서 선입금이 필요합니다.
김하은
선입금이요?
우리글
보증금 개념이에요. 작업에 들어갔다가 도중에 그만두시는 경우가 가끔 있어서요. 그런 경우 저희 회사가 거래처에게 위약금을 배상해야 하거든요. 그래서 팀원들에게 보증금 개념으로 돈을 받아 회사가 작업 끝날 때까지 보관했다가 작업 완료 후 돌려 드립니다. 액수는 수십만 원에서 많게는 몇 백만 원 정도니까 걱정 하지 않으셔도 되요~
하은님은 도중에 그만두실일 없잖아요??
김하은
죄송한데, 저는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여기까지만 할게요.
우리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김하은
정회원은 안 하겠다는 뜻이에요.
우리글
그럼 팀은요?
김하은
제가 팀을 만든 적은 없는데요.
우리글
이미 회사는 하은님 참여를 전제로
프로젝트 계약을 진행했습니다.
김하은
제가요…?
그런 계약에 동의한 적은 없는데요.
우리글
카톡으로 정회원 진행하겠다고 하셨잖아요.
그게 계약 의사 표시입니다.
우리글
이번 프로젝트는 팀 단위 외주 계약이라
이미 비용이 발생했습니다.
김하은
어떤 비용이요…?
우리글
팀원 5명 인건비,외주 원고 사용료,검수·관리 인력 투입 비용,
일정 지연에 따른 위약금 이게 다 합쳐서 2,500만 원입니다.
(말도 안되는 명목이지만, 당사자는 심각하게 들립니다.)
김하은
제가 일을 시작한 것도 아닌데요?
우리글
시작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하은님 참여를 전제로
이미 계약이 체결됐고 일정이 배정됐습니다.
김하은
그건 회사 내부 사정 아닌가요?
김하은
계약서 쓴 적도 없는데요?
우리글
요즘은 카톡 대화도 계약입니다.
증거 다 남아 있어요.
김하은
제가 돈을 받은 것도 아닌데요?
우리글
일단, 저의 팀장님하고 말씀나눠 보실래요?
김하은
네...
우리글(팀장)
안녕하세요~ 000팀장입니다.
하은님, 많이 놀라셨죠?
일단, 내용은 전달 받았구요.
일단, 김하은님은 저희와 일을 진행하신게 처음은 아니시고, 아까 000사원이 말한 것처럼 카톡으로 대화를 나눈 것만으로도 계약이 체결됩니다.
저희도 그 계약을 믿고, 하은님과 일을 진행하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그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해요. 같은 팀이 5명인데, 모두들 선입금을 내시고 대기하신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김하은님이 갑자기 않하신다고 하니 그분들도 피해를 보신 상황이세요. 그리고 보증금을 미리 말을 안했다고 하셨는데, 보증금은 저희가 보관만 하고 있다가 나중에 돌려드리는 돈이기 때문에 미리 말을 안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요.
저희도 내부에 법무팀의 자문을받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김하은
제가 안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을 그 팀에 넣어도 되잖아요
우리글(팀장)
이미 프로젝트별로 팀 명단이 확정되어 있어서 다른 사람을 넣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은님이 팀에서 빠지면 다른 팀에서 사람을 빼야는데 그렇게 할 수가 없어요.
김하은
............
우리글(팀장)
이번 프로젝트는 진행할 수 없어 저희도 고객사에게 위약금을 물어야 합니다. 지금 대표님은 그 손해까지 전부 하은님에게 청구하라고 지시가 내려 온 상태에요. 그런데 제가 하은님 사정을 들어보고 안타까워서 최대한 막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단, 합의하시는 것이 저희회사나 하은님에게도 좋은 것 같아요.
김하은
합의라니… 어떻게요?
우리글(팀장)
일단 당장 발생한 손해액이 2,500만 원인데, 지금 하은님이 학생이고, 돈이 없다고 하시니까 회사도 최대한 배려해서 지금 정리만 되면 조용히 끝내드릴게요.
김하은
정리라면…?
우리글(팀장)
팀 계약은 이미 들어갔고, 회사에서 발생한 비용을 메워야 합니다. 그래서 합의금으로 처리하는 겁니다.
김하은
제가 그 돈을 어떻게…
우리글(팀장)
선택지는 둘 중 하나예요.
합의하고 끝내거나, 법적 절차로 가거나..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법적인 절차로 가면 하은님이 더 힘듭니다.
김하은
어떻게요…?
우리글(팀장)
그 때부터는 제가 아니라 저희 법무팀이 하은씨 사건을 관여하고, 민사로 바로 들어가면 판결까지 가기 전에 가압류부터 신청합니다. 하은님 명의 통장, 알바비 들어오는 계좌, 휴대폰 할부, 카드… 다 묶일 수 있어요.
김하은
저 그런 거 없는데요…
우리글
지금 없다고 끝이 아닙니다.
하은님이 학생이라도 부모님 계좌를 쓴 흔적이나 가족 간 거래 내역이 있으면 그것도 수사에서 다 나옵니다.
김하은
......
우리글(팀장)
형사도 가능해요.
하은님이 정회원 한다고 해 놓고 빠지면서 회사 업무를 방해한 걸로 업무방해, 그리고 애초에 할 의사 없이 회사 정보를 받아갔다면 사기도 볼 수 있습니다.
김하은
제가 사기요…?
우리글(팀장)
법은 감정 안 봅니다.
기록이 남아 있잖아요.
“정회원으로 해볼게요”
이거요.
김하은
저는 그냥 그만두겠다는 거였는데요…
우리글(팀장)
그게 통하는 게 아니에요.
하은님 때문에 팀 작업이 깨졌고, 그 손해는 회사가 떠안았어요.
김하은
그럼… 합의하면 끝인가요?
우리글(팀장)
네.
합의하면 회사도 더 이상 진행 안 합니다.
대신 오늘 안에 정리돼야 해요. 그럼 제가 최대한 대표님한테 잘 말씀드려 볼께요~
김하은
(떨리는 손으로)
얼마를… 지금 내야 하는데요?
우리글(팀장)
지금은 2,500만 원 전액을 다 받겠다는 게 아닙니다.
하은님 상황 봐서 우선 1차로 정리만 하세요.
오늘 500만 원만 입금하면 합의 진행으로 잡아드릴게요.
그러면 회사도 법적 절차는 일단 멈춥니다.
김하은
500만 원이요?
우리글(팀장)
네.
입금 확인되면
“합의 진행 중”으로 대표님께 보고 올리고,
하은님한테는 추가 금액은 나중에 분할로 조율해드릴게요.
지금은 일단 ‘성의’가 필요합니다.
김하은
제가 바로 입금하면
정말 끝나는 거죠?
우리글(팀장)
하은님이 협조하시면 빨리 끝낼 수 있어요.
다만, 지금 입금 안 하면 저희도 바로 진행 들어갑니다.
그 땐 저도 못막아요.
위 사례는 변호사인 필자가 실제로 상담한 내용을 토대로 구성한 것입니다.
다행히도 김하은양은 거의 울음을 터뜨리기 직전의 목소리로 필자와 통화하였고, 자신이 순식간에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 가해자가 된 것 같다는 극심한 공포와 혼란 속에 놓여 있었습니다.
자기가 들어봐도 뭔가 말이 안되고, 이상했지만 회사가 법적인 조치를 운운하고, 자신있게 민⦁형사고소를 진행한다고 할 때 하은양은 머릿속으로 이미 경찰서와 법정에 서 있었고, 그 상상만으로도 고통과 피로감이 몰려와 그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김하은양은 현명하게도 팀장에게 일단 생각해 본다고 한 후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 하였고, 변호사와의 짧은 상담을 통해 해당 협박의 내용이 법적으로 전혀 성립할 수 없다는 점, 오히려 상대방이 김하은양에게 사기⦁협박을 하고 있고, 그 카톡 캡쳐만으로도 고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통화를 마치며 그녀는 “지금 막 지옥에서 빠져나온 것 같다”는 말을 남겼고, 정말 고맙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습니다. 그리고 하은양은 이제 자기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나에게 사기를 치려고 한 상대방을 역공하기 보다는 그 번호나 SNS를 차단하고, 그냥 무시하는 것이 상책입니다. 엮이면 엮일수록 정신적인 고통만 더할 뿐입니다.
‘우리글’이 아무리 법적인 조치를 하겠다고 협박을 하여도 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물론 자신들의 패소나 기각을 감수하고 소장이나 가압류 신청서 등을 넣을 수는 있지만, 우리글은 말로만 협박할 뿐 실제로 법적인 조치를 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어차피 협박해서 겁먹은 사람에게 돈을 갈취하는 것이 목적이고, 하은양에게 승소 가능성도 전혀 없는 법적인 조치를 할 시간에 다른 먹잇감을 노리는게 효율적이니까요.
위와 같은 사례에서 김하은양이 조금만 판단을 잘 했다면 이틀간의 정신적인 고통을 입지 않았을 것이고, 변호사에게 상담료도 지급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우리글이 설명하고 협박한 내용을 살펴보면 계약의 성립 방식, 손해배상책임의 기본 원칙(고의⦁과실 + 위법성 + 손해발생 + 인과관계) 그리고 형사상 업무방해죄의 요건에 관하여 아주 기초적인 수준의 지식만 있었더라도 그 협박이 얼마나 허술한 논리 위에 서 있는지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회생활을 조금이라도 경험한 사람이라면, 계약서 한 장 없이 카카오톡 대화만으로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한다는 주장이나, 실제로 발생하지도 않은 회사의 내부 손해를 이유로 형사 고소와 가압류, 경매를 운운하는 상황이 얼마나 비정상적인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김하은양은 대학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릴 지식과 판단능력이 부족했습니다. 분명 김하은양은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러나 하은양이 공부한 과목은 아래 사진과 같은 과목이었을 것입니다.
*2022개정 고등학교 교육과정 과목*
하은양은 대학에 가기 위해 위 과목들과 관련한 교과서를 읽고, 문제집을 풀고, 학원까지 다녔지만, 우리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항상 접하는 ‘계약’(우리가 편의점에서 물건을 사는 것도 매매‘계약’으로서 민법⦁상법이 적용됩니다.) 이란 무엇이고, 이를 위반했을 때 손해배상은 어떤 요건으로 성립되는지, 어떤 행동을 했을때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며, 민사소송과 형사고소나 수사는 어떤 절차로 이루어지는지에 대해 배운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부분을 학교에서 가르칠 수 없고, 학생들이 배울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울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수능문제만 보더라도 고도의 추론 능력과 복잡한 자료 해석을 요구하는 문항들이 당연하다는 듯 출제되고 있습니다.
법의 기본 구조와 계약과 범죄의 경계를 구분하는 정도의 내용은 그에 비하면 결코 어려운 수준이 아닙니다. 문제는 난이도가 아니라, 무엇을 가르치고, 무엇을 가르치지 않았는가에 있습니다.
사회생활과 비즈니스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최소한의 법률 개념과 절차에 관하여 전혀 알지 못한 채 살아온 분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습니다. 민사와 형사의 차이가 무엇인지 수사와 재판은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에 대해서 평생 한 번도 체계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 채 사회에 던져진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사기를 한 번 직접 당하고 비싼 인생수업료를 지불하고 나서야 비로소 법률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러나 만약 학교에서 기초 법률지식들을 배우고 나서 사회생활을 한다면 그렇게 비싼 수업료를 내거나 몇 년의 시간을 고통속에서 허비할 가능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따라서 진짜 실생활에 필요한 교육을 하고 받아아 합니다. 국가가 그런 진짜 교육을 하지 않는다면 독자 여러분들 스스로 라도 유튜브나 책을 통해서 가볍게 법률공부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법률은 특별한 사람만 이해하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상식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놓은 규칙에 불과합니다.”
이 책을 읽는 지금 이 순간이 여러분의 사기 면역력을 높이는 첫 번째 수업이 되길 바랍니다. 가볍게 익힌 법률 지식 한 줄이, 훗날 여러분의 수천만 원, 아니 수억 원을 지켜주는 든든한 방패가 될 것입니다.
[법률 Tip] 계약이란?
사기꾼들은 말합니다. "카톡으로 한다고 했죠? 계약 성립됐으니 안 하면 위약금 내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카톡 대화도 계약이 될 수는 있지만, 사기꾼들이 주장하는 '위약금 폭탄'은 대부분 거짓입니다.
1. 계약은 '합의'만으로 성립합니다
법적으로 계약은 거창한 종이 문서가 아니라, 한쪽의 '청약(제안)'과 상대방의 '승낙(동의)'이 맞물릴 때 성립합니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집어 카운터에 올리는 것"도 계약입니다.
"카톡으로 알바를 하겠다고 말하는 것"도 계약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약이 성립했다고 해서 사기꾼이 마음대로 정한 수천만 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계약위반으로 위약금을 물리기 위해서는 그 위약금에 대한 약정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2. '계약서'가 필요한 진짜 이유
계약서 없이도 계약은 성립하지만, 우리는 왜 계약서를 쓸까요? 바로 '증거' 때문입니다. 말이나 카톡으로만 오간 대화는 구체적인 조건(업무 범위, 기간, 정확한 보수, 해지 조건 등)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계약내용을 종이에 쓰고, 이를 당사자들이 확인한 후 그 확인의 의미로 도장을 찍거나 싸인을 하는 것입니다.
3. ‘우리글’의 논리가 '개소리'인 3가지 이유
하은 양의 사례에서 ‘우리글’이 주장한 논리를 반박하면 이렇습니다.
"카톡 했으니 계약이다" → 계약의 '형식'은 갖췄을지 몰라도, 내용상 상대방을 속여서 체결한 계약은 '취소'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110조 사기에 의한 의사표시).
아니면 하은양이 계약의 구속력을 받겠다는 확정적 의사를 표시하진 않았기 때문에 계약체결 전의 행위로서 아직 계약성립은 되지 않았다고 보는 것이 합당합니다.
"위약금 2,500만 원 내놔라" → 사전에 명확히 합의되지 않은 위약금은 청구할 수 없습니다. 설령 합의했더라도 실제 발생한 손해에 비해 과다하면 법원이 깎아버립니다.
"법무팀이 가압류하겠다" → 가압류도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법원이 법리적 판단에 의해 결정하는 것이지 회사가 신청한다고 해서 무조건 인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법률 Tip]업무방해죄? 사기꾼의 단골 협박 팩트체크]
사기꾼들이 하은 양 같은 피해자에게 가장 많이 써먹는 말이 “당신 때문에 업무가 중단됐으니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어떨까요?
형법
제314조(업무방해) ①제313조의 방법(허위사실 우표, 기타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개정 1995. 12. 29.>
②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하거나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신설 1995. 12. 29.>
성립 요건: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가 성립하려면 '허위 사실 유포', '위계(속임수)', 혹은 '위력'(폭행,협박 등)이 있어야 합니다.
팩트: 단순히 "나 알바 안 하겠다"라고 의사를 밝히는 것은 위계도, 위력도 아닙니다. 오히려 정당한 의사 표시죠.
결론: 본인의 변심이나 의사 철회로 상대방의 업무가 불편해졌다고 해서 형사 처벌을 받는 일은 대한민국 법전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