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만에 다시, 물속으로

by seon

7년 전의 일이다.

수영장 출발선에서 평형을 하기 위해 개구리처럼 의욕적으로 힘차게 발을 찼다.

그 순간,

퍽.

힘차게 차올린 발이 레인 로프를 정통으로 가격했다.

처음엔 아픈 줄도 몰랐다.

그저 앞만 보고 25미터를 향해 발을 차며 나아갔다.

다시 출발하려는데 오른쪽 네 번째 발가락이 이상했다.

감각이 없으면서도, 덜렁거리는 느낌.

‘뭐지?’

‘뭔가 잘못됐다.’

갑자기 무서워졌다.

차마 발가락을 내려다볼 수 없었다.

그래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다시 발을 찼다.

그 순간, 눈앞에 불꽃이 튀듯 통증이 밀려왔다.

이건 아니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

퇴장을 결정했다.

샤워실로 향하는 동안에도 발가락 감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여전히 내려다볼 수 없었다.

혹시라도 보게 되면 그대로 주저앉을 것 같아서.

어찌어찌 샤워를 마치고 나와

옷을 주섬주섬 입고, 신발을 신으려는 순간—

발이 들어가지 않았다.

그제야 알았다.

발가락이 눈에 띄게 부어 있었다는 걸.

상황을 설명하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차를 가져오게 하고, 딸은 급히 늦게까지 진료하는 병원을 찾아냈다.

그날 이후의 기억은 ‘갑작스러운’이라는 말로 요약된다.

깁스 생활 두 달.

그리고

깁스를 풀고 다시 수영장에 발을 들여놓기까지,

무려 7년이 걸렸다.

다시 할 수 있을까?

중급부터 시작하고 싶었지만

수강 신청 여건상 상급반에서 시작해야 했다.

신입은 첫날 테스트를 통과해야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전날부터 마음이 불안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나는 여전히 물에 뜰 수 있을까?

발차기는 가능할까?

팔은 예전처럼 움직일까?

혹시

못한다고 퇴장시키면 어쩌지?

별별 생각이 머리를 채워 잠을 설쳤다.

그리고 드디어 수영장에 들어서는 날.

호각 소리에 맞춰 준비운동을 평소보다 더 꼼꼼히 했다.

몸을 풀면서도 마음은 계속 물속으로 앞서가 있었다.

드디어

퐁당.

어?

물 온도가 생각보다 좋다.

예전에 다니던 수영장은 물이 너무 차가워 들어가는 것 자체가 고역이었는데 여긴 적당하다.

그것만으로도 안심이 됐다.

테스트는 무사히 통과.

강사님의 신호에 맞춰 다시 발차기를 시작했다.

힘차게.

하지만

25미터를 가다 멈춘 게 몇 번이었는지 모른다.

스스로에게 실망도 했다.

‘이 정도였나?’

‘내 체력이 이렇게 바닥이었나?’

그럼에도

끝까지, 강사님의 진도에 맞춰 마침내 수업을 마쳤다.

집에 돌아오자

몸속 에너지가 한 방울도 남지 않은 느낌이었다.

샤워하고 누워서야 깨달았다.

수영은 원래 이렇게 힘든 운동이었지.

아니,

내가 다시 시작한 수영은

예전보다 더 많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었다는 걸.

7년 만의 복귀.

완벽하지 않았지만,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했다.

물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나는 다시물속에 있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기록을 깨기 위해서도, 누군가와 비교하기 위해서도 아닌,

그저 내 몸의 속도로 조금씩 조금씩 나아갈 것이다.

다음 수업에서는 조금 덜 멈출지도 모르고,여전히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또한 계속 이어질 이야기의 한 장면일 것이다.

완벽하진 않아도 첫발을 내밀며 다시 시작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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