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ji, suzy,susie.

수지

내 딸의 이름은 수지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 나의 이름은 수지엄마로 바뀌었다.

수지라는 이름을 지을 때, 아이의 사촌 언니와 비슷하게 지으려고 했던 의도도 있거니와 외국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이름으로 지어주고 싶었다.

수지의 이름은 나의 아버지가 지어주셨다.

빼어날 수 (秀). 알 지 (知).

아버지는 당신의 하나밖에 없는 손녀가 빼어나게 똑똑한 아이가 되길 바라셨나 보다.

이름대로 아이는 정말 똑똑하게 잘 커주었다.

가끔 엄마를 너무 똑똑하게 힘들게도 하지만.

아이의 여권을 만들러 갔을 때 영어글자를 써넣어야 하는데 나는 아무 생각 없이 suji 한글 발음가와 가장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정했었다.

그런데 아이의 이름과 똑같은 여자 가수가 suzy라고 영문을 쓰는 것을 보더니 "엄마 왜 내 지를 ji로 했어?" 아아 이가 물었다.

아... 나는 그냥 보편적으로 쓰는 글자를 했을 뿐인데 좀 더 신중했어야 하나 싶었다.

우리나라는 아이가 태어나면 생년월일생시에 맞추어 이름을 짓는다. 그만큼 작명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솔직히 나는 이름이 운명을 바꾼다거나 사주팔자를 많이 믿지는 않는다. 그래도 좀 신경을 쓸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고대 중국에서는 성명학이 널리 퍼져 있었으며, 사람의 이름에 따라 그 사람의 운명이나 성격을 예측하는 관습이 있었다고 한다. 성명학에 따르면, 이름은 단순히 사람을 부르는 호칭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이름이 사람의 성격, 운명, 그리고 인생의 여러 측면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이름이 특정한 에너지를 가지며, 그 에너지가 개인의 삶에 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성명학적 원리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런 것을 떠나서 그냥 아이의 이름을 자주,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불러주면 더 행복한 게 아닐까?

우리 아이는 내가 자기의 이름을 부를 때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특히 성을 붙여서 부르면 화가 났다고 생각한다.

내 사랑 수지야.~~

수지야. 수지야 수지야.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