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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롱이 Feb 28. 2023

남자는 도대체 왜 그래요?

#1 남자는 도대체 왜 그래요?

나는 남자다.

지금까지 꾸준히 노력했지만 여자의 마음을 모르겠다. 아마 죽을 때까지 모를 것 같다.

어쩌면 지금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것을

빨리 깨우친 것일지 모른다.


나는 다름에 대해 생각했다.

남자가 여자를 모르듯 여자의 입장도 같을까? 자석의 양 극단처럼 붙을 수 없는 게 남자와 여자의 마음일까?


글을 써보기로 했다. 나의 마음과 궁금증을 쓰다 보면 서로의 차이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든 것이다.


이미 말한 것처럼 이것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자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다.

이런 차이가 있구나 인식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아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내가 모든 한국 수컷들의 대변자는 아니다. 그냥 개인으로서 솔직한 의문을 적을 것이다. 미리 이렇게 말하는 것은 내가 적는 것이 나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솔하게 적겠다.

그렇게 해야 여자 입장에서 알 수 없는 미묘한 남자의 감성이 조금이라도 손에 잡힐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이 점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읽기를 바라겠다.


남자(나)가 여자의 마음을 이해 못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아마도 눈빛이 맞닿는 모든 순간이다

떨어져 있으면 이해한 것 같은데 가까이 붙으면

"우린 달라"라는 말이 입 밖에 절로 나온다.


그럼 제일 자주 이해 못 하는 순간은 언제일까?

익숙한 맛이 무서운 맛이다.

사소한 일상이 가장 이해받지 못하는 순간이다.


대망의 내가 뽑은 일등 질문은

외식을 하러 갈 때 음식 메뉴 정하기!

이것처럼 남자(이 남자는 그냥 나를 말하는 것이다. 이후 글에 남자라는 표현은 대부분 "나"를 지칭한다고 생각하기를 바란다)를 괴롭히는 순간이 없다.


나는 특별한 음식에 대한 취향이 없다.

상대방이 원하는 음식을 다 잘 먹는다.

이런 나에게 제일 힘든 질문이다.

수학 문제같이 공식이 있었다면 이미 숙달되었을 텐데.....

신기한 건 매일 똑같은 질문인데도 매일 새롭게 느껴진다.

남자라면 다들 공감할 것이다.

이 질문을 말하면 많은 분들이 아 하는 탄성을 자아낼 것이다.

그건

바로


"오빠 오늘 저녁 뭐 먹고 싶어?"

악. 앜. 앗 적으면서도 손이 떨려 오타가 난다.

몇 마디로 이렇게 피부에 숨어있던 작은 낱알들이 비명을 지르며 튀어 오르다니. 이렇게 닭살을 만드는 말이 있을까

어지럽다.


이것은 퀴즈 같지만 나는 어리지 않다.

두 번 풀어보는 구술 질문이 아닌 것이다.


어? 진짜 나 오늘 저녁에 뭐 먹고 싶지?

라고 생각한 남자!!!! 삐삐삐

당신은 초보다. 초보


나란 남자는 안다.

저 질문의 의도는

"오빠 오늘 저녁 내가 먹고 싶은 거 한번 말해봐."

어떤가? 이 정도 파악이라면 훌륭하지 않나

하지만 중요한 점은 이것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말이다.


이제부터 남자의 속내를 말하겠다.

이것이 이 글을 적는 이유다.

남자는 도대체 왜 그래요?

란 질문의 답변이다.


여자도 저런 질문을 받으면 남자들이 힘들어한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 속 깊게 들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나란 남자가 속내를 말해보겠다

(이런 맥락으로 매거진을 만들고 브런치를 만들겠다. 같이 알아가실 분은 구독을 바란다)


먼저 내가 이 질문이 싫은 이유는 의도를 몰라서가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과정 자체가 싫기 때문이다.

남자는 습관적으로 가성비를 생각하는 동물이다. 무엇을 먹을 때도 가성비를 따져 먹는다.

그래서 매번 비슷한 돈가스나 제육볶음만 주야장천 먹는다.

그것은 남자의 본능과 같은 것이다.

가성비와 이 질문이 싫은 것이 무슨 관계야?

라고 묻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난 말한다. 있다.

이것은 남자가 느끼기에 가성비가 떨어지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바로 "시 간 의" 가성비

생각해 보라 시간적인 측면에서 이 질문은 얼마나 소모적인 질문인가

내가 아닌 "너"의 마음을 추론하는 과정 자체가 이해도 안 갈뿐더러 얼마나 소비적인 시간이라는 느낌이 든다.

네가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말하면 된다.

여자 입장에서는 이것을 게임이라고 생각하는가?

과정 자체를 즐기는가?

하지만 남자는 이런 과정을 즐기지 않는다.

내 마음도 잘 모르는데 네 마음까지 살피는 비합리적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가를 무의식적으로 한다.

그러니 싫을 수밖에


머리가 아픈 것만 이유가 아니다.

이 질문에 뒤통수 얼얼한 경험도 많다.

생각만 해도 심장이 답답하다.


내가 힘들게 검색해서 제안을 한다.

여자는 네 노력은 가상하지만 정답은 아니라는 담임선생님 같은 눈빛으로 바라본다.

천천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말한다.

"그냥 오빠 여기 가자."

남자는 속으로 이렇게 비명을 지른다.

'아오 가고 싶은 곳이 있었으면 진작에 말을 하지.'

남자 입장에서는 이 과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처음부터 이야기했으면 내가 고민하고 찾는 쓸데없는 과정도 없었을 건데 왜 괴롭히지? 이런 생각밖에 안 든다.

그리고 남자가 제안한 메뉴가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런 경험까지 축적되니 이런 질문이 오면 선척적인 본능적으로, 후천적인 경험에 의해 싫어지는 것이다.


그렇다. 내가 여자가 아니라서 그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나는 저 질문을 받으면 저런 과정을 거친다.


이 글은

당신이 "남자는 왜 그래요?"라는 질문에

"남자는 이래서 그래요."라는 답변일 뿐이다.


한 명이라도 조금은 의문이 풀렸기 기대한다

(이해하게 되었다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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