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로 시작해서 브런치 힘내라
엉뚱한 글
난 사실 지금 일본인이 매우 부럽다.
난 사실 지금 일본인이 매우 싫다.
7초 만에 한 권씩 팔려나가는 책이 있다
그것을 쓴 저자의 이름은
무라카미 하루키
다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것이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1Q84 기사단장 죽이기 등 수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키스트'라는 열성 펜을 가리키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초인기 작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런 영향력은 작가라면 한 번쯤 꿈꿔 본 부러움의 대상임은 분명할 터다
하지만 난 무라카미 하루키를 더 잘 알기 위해 전문가인 조주희 교수님의 기사를 읽다 오히려 그가 미워지고 멀어진 느낌을 받았다.
"하루키에게 인세를 가장 많이 주는 나라가 우리나라예요. ‘1Q84(문학동네, 2010)’부터 13억 원이 넘었습니다. ‘노르웨이의 숲’이 전 세계에서 1100만 부 팔렸는데 그중 250만 부가 국내에서 팔렸어요. 2명 중 1명은 읽었다고 볼 수 있죠. 다른 버전이 나올 때마다 구입하는 분도 계시거든요. 이런 우리나라를 오히려 세계는 신기하게 봅니다.”
난 저 기사를 보며 코스트코의 설립자인 짐 시네갈이 2011년 시애틀타임스와 한 인터뷰가 떠올랐다.
'코스트코에서 가장 규모가 큰 매장이 어디냐'는 질문에
그는 "한국이다. 환상적이다. 생각만 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라고 답해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지금과 비슷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다.
난 사실 흔히 말하는 '국뽕'찬 사람은 아니다. 하지만 마음도 서로 맞아야 아름다운 사랑이지, 일방적으로 좋아한다면 가슴 아픈 짝사랑일 뿐이라 생각한다.
짝사랑도 사랑이라 말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대등하지 못한 관계는 좋은 관계라고 할 수 없다
(심지어 이런 이야기는 '상실의 시대'에서 나오코가 주인공 와타나베에게 말한 내용이기도 하다)
우리는 일본의 소설가를 이토록 사랑하는데,
그럼 일본은 우리나라 소설가를 한 명이라도 이렇게 사랑하는가?
우리 그리고 내가 무라카미 하루키를 사랑하듯,
일본이 저만큼 사랑하는 우리나라 작가가 한 명이라도 떠오르는가?
장기하가 말했다
"하루키는 에세이의 최고봉 같다."
김동률도 말한다
"하루키의 신간이 나오면 어쩔 수 없이 사버리게 된다."
그런데 고백하자면 나마저도 그렇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문체가 쉬우면서도 리드미컬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특성은 어려운 것을 싫어하는 현세대에 더욱 적합해 많이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인생을 정리하고 찾아보려 했다.
그렇다. 사실 처음에 쓰려던 이 글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부모님은 국어교사였고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책을 가까이했으나, 역효과로 일본문학을 싫어하게 되었다. 그래서 서구문화에 관심을 가졌고 그 특유의 번역체 문장의 틀은 이런 영향으로 형성된 것이다.... 등등 그의 유려한 문장력의 근원을 분석하려 한 글이었다.
하지만 왜 글의 의도가 바뀌었나
그것은 쓰다 보니 서글퍼졌기 때문이다
찾는 자료마다 우리나라 출판시장은 작아지고 있고 일본과 비교되었다.
그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의 영역이 한낮 운동장의 그림자 찾기처럼 작아지고 사라지는 느낌이었다.
이런 분위기라면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외국인 소설가 1위 대한민국의.." 같은 문장을 접하기는 점점 더 요원해 보인다.
OECD의 국제 성인역량평가에서 성인 문해력 1위가 일본이고 우리나라보다 1인당 독서량이 3.5배나 많다고 한다.(독서혁명 p41)
이것은 내 개인의 취미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인 문제다. 우리나라의 독서량을 늘리려면 일단 관심을 끌만한 좋은 책이 많이 나와야 하고, 좋은 책이 나오려면 글 쓰고 읽는 문화가 활성화되어야 한다.
우리 솔직히 말해보자.
(이것은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니,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말기를 바란다.)
일단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글쓰기 문화가 활성화되어 있는가? 신춘문예? 과연 일반인들이 얼마나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고 있나?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만들어 가는 문화가 맞나?
문화란 것이 그들만의 문화가 되면 결국은 사멸된다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말하면, 브런치팀에 잘 보이기 위해 이야기한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소신 발언하겠다.
내 생각에는 글쓰기와 책 읽기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브런치는 노력하는 것 같다. 일상에서 이런 말을 꺼내니 브런치 글을 밀리의 서재와 연동하려는 작전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었다.
하지만 돈이 안되면 가게가 망하듯 현금 흐름이 있어야 시스템은 강화된다. 그게 설혹 사실이라도 나쁜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물론 난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브런치를 좋아하는 것은 회사의 제일 윗분들은 어찌한지 몰라도 브런치팀은 뭔가 나와 비슷한 동지의 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글을 좋아하고 어떻게든 사라지는 책문화를 지키고 싶은 마음이랄까.
이번 업데이트만 봐도 독자는 취향에 맞는 작가를 매칭 시켜 글에 관심을 가지게 하려 하고, 브런치를 통해 성장한 작가는 더욱 서포트하기 위해 역대 수상작을 노출시키려 한다.
현재는 브런치만을 이용해 수익창출을 극대화하려는 욕심은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은 서로가 폭풍우 속에서 서로 보듬어 안고 있는 모습일 뿐이다
물론, 이제 갓 한 달이 넘은 브런치 작가가 세상 물정 몰라서 하는 말일 수도 있다.
나는 사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요즘 거의 브런치에서만 논다.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는 돈을 벌기 위해 글이란 상품을 파는 상점 같고,
브런치는 책문화를 만들어가자고 노력하는 열정의 동아리 같은 느낌이 든다.
회사는 땡땡이치는 곳이지만,
동아리는 땡땡이치고 가는 곳 아니겠는가
이야기가 진짜 길고 엉뚱하지만, 사실 내게는 꼭 브런치가 아니라도 된다. 하지만 지금 여기보다 더 재미있는 우리의 글쓰기 놀이터는 없을 터다
그래서 브런치를 응원한다.
좀 더 우리 같이 잘 어울려서 한 명씩 끌어들여 책 읽기 붐이 일어나기를.....
그렇게 활성화만 된다면 영화나 드라마처럼 우리의 책들도 세계로 수출될 수 있고,
그때는 일본에게 한국의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니라,
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가 탄생할지 모른다
아, 물론 그게 내가 되면 더 좋겠지
이렇게 무라카미 하루키로 시작해서 브런치 힘내라로 끝나는 엉뚱한 글을 마치겠다.
이 글도 조만간 나에게 뜯겨나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