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아래 나무의자에 앉았다.
춥지만 살랑한 기운이 머리를 깨우는 것 같다.
불 빛 아래, 홀로 앉아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으며
중간평가를 봤다.
공부할수록 내 마음의 채점자는 냉정해지고, 엄격해진다.
그래도 이미 낳은 자식 같은 글이라 잘 봐주려 하나
아닌 것은 아닌 것인가 보다
정말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면 쓴 말도 할 줄 알아야 한다기에
떨어져 얼고 있는 낙엽을 밟으며
난 내가 쓴 원고지를 한 장 한 장 뜯어냈다.
<해운대 독서 살롱>이란 이름도
<행복을 찾다가 독서모임>으로 개명시키고
10편의 글이 못난 남친 머리 쥐어뜯듯 떼내어 4편만 남겼다.
슬프지만 즐겁다
내가 노력한 글들이 못나보여 비통하지만
글쓰기는 몰라도 최소한 안목은 오른 것 아니겠는가
이제는 글에 정보, 재미, 통찰, 감동 하나라도 빠지면
발행하지 말자 생각했지만
또다시 앙꼬 없는 붕어빵을 찍듯 적어 올린다.
이 또한 사라지면 그리 알아라.
지금 적고 있는 글 또한 매 맞으러 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