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by 옥상위에서

고립.

온전히 혼자인 상태.


요즘 세상에서 고립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노력해서 자신을 고립시키려고 해도 쉽지 않다.

SNS와 각종 매체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온전히 고립시키는 것은 정말 어렵다.


고립의 어려움에 대한 점을 더 열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성장을 위해서 고립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를 둘러싼 세상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내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 더 쉽다.

(말이 쉽지 그렇게 쉬운 것은 아니지만.......)

내가 세상을 인지하는 방식을 바꾸려면 현재 내가 세상을 어떻게 인지하는지 알아야 한다.

즉, 나의 인지 체계와 내면을 들여다봐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요한 고립이 반드시 필요하다.

지저귀는 새들이 모두 떠나간 겨울 산처럼 적막할 필요가 있다.

황량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그래서 스스로를 고립하는 일은 힘들다.


나는 주로 나 자신을 하루 중 일정시간은 반드시 고립을 시킨다.

그 방법은 일기와 산책, 명상이다.

일기는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글로 쓰는 행위이다. 그런 점에서 나의 생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성 들여 쓰다 보면 생각을 느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생각을 느리게 하면 나의 생각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긴다.

산책은 걷는다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때 머릿속에서 온갖 잡념과 영감들이 마구 생성된다.

이 생각들을 관찰자가 된 마음으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산책의 장점이다.

명상은 내가 하는 생각을 통제하고,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들은 각기 다른 행동인 듯 하지만, 결국 외부의 자극을 최소화하고 내면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스스로 고립시키는 행위이다.


사실 이 고립이라는 행위는 단 시간 내에 나의 행동과 생각을 바꾸지는 못한다.

다만 노력과 정성이 누적되면 분명히 나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말 수가 줄어들고, 현상이나 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가다듬게 되고, 인내하는 능력이 발달하는 등, 내가 살아가고 자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 가까워진다.


경제적으로 자유롭고, 신체가 건강하며, 가족과의 관계가 원만하다고 하여 내가 원하는 일상이 지속되는 것은 아니다. 결국 나의 인생을 담아낼 나라는 그릇의 질과 양이 내가 원하는 일상을 담아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루에 10분이라도 반드시 나를 고립시키고,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것이 내가 나의 경이로운 일상을 사랑하는 방법이다.

언젠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지금 쓴 나의 글에 공감하는 '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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