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다이어트
다시 얘기하지만, 체중 감량은 본질적인 목표가 아닙니다.
체중 감량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체중 감량을 통하여 무엇을 바라는지 생각해보세요. 앞으로 체중감량을 통해 바라는 것, 체중 감량을 이루어서 얻게 되는 것을, '다이어트의 꿈'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한 체중 감량의 구체적인 수치의 변화를, '체중의 목표'라고 부르겠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막연하게 체중을 빼면, 여러 가지 꿈들이 이루어지리라 기대하곤 합니다.
예쁜 새댁, J가 찾아왔습니다. 건강상 살을 뺄 필요가 없는데도, 즉 비만이 아닌 과체중 정도였는데 살을 빼야 한다고 했습니다. 시댁에서 무시를 받는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시누이도 날씬하고, 동서들도 날씬하고, 심지어는 시부모님도 날씬하신데, 자신만 뚱뚱해서 멸시를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좀 더 깊이 이야기를 나누어 보니, '다이어트의 꿈'과 '체중의 목표'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녀의 문제는 시댁에서 멸시를 받는다라는 것이고, 그래서 다이어트의 꿈은, 시댁과의 관계를 바로 세우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녀가 체중을 줄인다고 해서, 시댁에서 존경을 얻을 수 있을까요? 또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요?
물론 그녀는, 성공적으로 체중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달성된 체중의 목표가, 다이어트의 꿈을 전적으로 이루어주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체중의 목표는, 결국 더 근본적인 다이어트의 꿈을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통해 목표한 체중에 도달하더라도, 근본적인 다이어트의 꿈이 - 시댁에서의 존중 받음 -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금방 다시 살이 찌게 될 것입니다. 그분이 그토록 얻고 싶어 하는 다이어트의 꿈인, 시댁과의 행복한 관계를 세우고 싶다면, 먼저 남편과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어떻겠냐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렸습니다. 남편과의 문제는 없는지, 혹은 남편과 시댁과의 문제는 없는지, 물론 자신도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정말 어려운 문제들이죠…
진료실에 있다 보면, 마치 체중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체중 감량이 아니라, 다른 접근들을 통하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그래서 의외로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