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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헤수스 Sep 03. 2024

파란 지중해 바다에서의 수영, 카쉬(Kas)

생각보다 짠 바닷물의 맛과 볼 게 별로 없는 바닷속

"여기서부터는 수심이 한 20m는 되는 것 같아! 엄청 가파르게 깊어져!"

"일단 물에 적응 좀 하고"

"근데 바닷속에 보이는 게 별로 없어"

"원래 지중해 바다가 좀 그렇대, 산호초 같은 것도 없고"

"가끔 조금 큰 물고기가 지나 다니기는 하는데 거의 뭐가 없네"

"부표까지 수영해서 갈 수 있을 것 같아"

"그럼 부표까지 수영 시합이다?"

"잠깐만 같이 출발해야지!"

"알았어, 준비해"

"시이" - 작도 하기 전에 이미 출발하고 있다. 저 만큼 나아가면서 "자아아악!!"

바닷가에 둥둥 뜬 상태로 오리발을 낀 발을 휘적휘적 휘저으며 떠 있는 동안 스노클 장비를 하고 물 속도 봤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가 힘들면 배를 하늘로 보인 채로 또 떠 있거나 하면서 나눈 대화였다.

-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한 해변, 카푸타쉬

우리는 카쉬의 타운에서 케밥과 샌드위치를 먹고 카푸타쉬 해변을 보러갔다. 케밥과 샌드위치의 맛이 최고는 아니었으나, 그럭저럭 배고픈 배를 채울 수는 있어서 열심히 먹고 또 다음 일정을 소화하기로 했다. 차를 타고서 카쉬 시내로부터 약 30분 정도를 해안가를 따라 굽이굽이 이동하다 보면 해안가 사이사이에 움푹 파여있는 장소. 설명하자면 절벽과 절벽의 사이에 조그맣게 형성된 모래사장이나 사람들이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해변의 느낌이 있다면 사람들이 삼삼오오 그 곳에서 수영을 하거나 해변을 즐기는 형태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급격하게 커브를 꺾어야 하는 길을 돌 때마다 그 틈 사이로 보이는 바다와 해변에서 사람들은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이런 이름 모를 해변들을 서너개 지나서 가다보니 갓길에 주차가 마구잡이로 되어있고 그 근처만 차량 통행이 원활하지 않은 곳이 하나 있었다. 보이는 자리에 급하게 주차를 하고 우리도 사람들이 걷는 방향을 따라 가다 보니 멀리서 카푸타쉬 해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멀리서 바라 본 카푸타쉬 해변의 모습

이쪽 바다는 오전부터 오후까지 파도가 더 잔잔하다. 오후에서 저녁으로 넘어가는 시간 그러니까 대략 4시에서 5시쯤이 넘어가기 시작하면 전보다 조금 파도가 세지는 느낌이 든다. 파도의 부서짐이나 일렁임이 조금 더 높아지는데, 그렇다고 수영을 하기 어려울 만큼의 정도는 아니다. 사진에도 보이지만 사람들이 수영에 겁이 없는 것인지 자신의 수영 실력에 자신감이 넘치는 것인지 수영을 좀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전부 부표 근처에서 수영을 하거나 부표를 넘어가서 수영을 하기도 한다. - 종종 10살도 채 안되어 보이는 아이들마저도 부표를 넘어가서 수영을 하기도 하는데, LIFEGUARD 할아버지가 호루라기를 불며 들어오라고 호통치는 모습을 보기도 했다. - 


카푸타쉬 해변은 위에서 바라볼 때 정말 아름다웠다. 단, 해변까지 가는데에는 가파른 계단을 내려갔다가 복귀할 때 또 올라와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멀리서 눈으로만 담았다.

카푸타쉬 해변

열심히 사진 찍던 우리는 낭떠러지 같은 절벽에서 아래를 살짝 한 번 보고는 고소공포증이 생길까봐 얼른 뒤 돌아서 우리의 다음 수영 포인트로 향했다.

카푸타쉬 해변의 옆으로는 이런 낭떠러지와 바다가 계속된다.

차를 세워둔 곳으로 걸어가며 낭떠러지 옆을 보는데, 종종 이렇게 해변이라고 부를 수 없는 바다에서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눈에 보였다. 

"잘 못 하다간 죽는다고! 얼른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가라고!" 라는 작은 외침을 우리끼리만 들리게 말하고 우리는 우리의 수영 포인트로 향했다. 우리의 두 번째 해변은 카푸타쉬 해변으로 오다가 만난 절벽과 절벽의 사이에 있는 해변이었다. 오는 길에도 사람이 많은 것을 확인했었고, 해가 정말이지 뜨거운데 절벽과 절벽 사이가 만들어내는 그림자가 수영을 한결 편하게 만들어 줄 것 같아 그 해변을 선택했다.

우리가 두 번째로 수영한 해변

이 해변은 카푸타쉬로 가는 길에 있는 해변으로, 카푸타쉬보다 파도가 완만해 보였다. 그리고 사람들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 않아서 우리만의 시간을 즐기는데도 부담이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림자가 지고 있었고. 우리는 이 해변에서 물에 들어갔다 몸을 건조시켰다가를 반복하다가 배고픔에 다시 복귀를 결정했다.

정말 작은 아이들도 물에 뛰어들어서 자유롭게 노는 풍경이 좋았다.

우리는 오늘 저녁으로 "물놀이에는 컵라면이지" 같은 마음으로 여행 출발때 가져온 컵라면과 현지 음식을 섞어서 숙소에서 저녁을 챙기기로 했다. 또 빼놓을 수 없는 맥주를 마셔야 하기 때문에 맥주의 안주 겸 아쉬움을 달래줄 튀르키예 스타일 피자인 피데(Pide)를 포장해왔다. 카쉬 마을에서 별점이 꽤 높은 피데 집을 찾아 갔는데 우리가 갔을 때 딱 사람이 차기 시작해서 우리는 이 포장을 거의 한시간을 기다려서 받아올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모든 음식점의 주문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편이라서 15분만에 음식이 나오면 정말 빨리 나오는 기분이었다.

캡틴 피데 집과 피데 사러 가는 길에 만난 고양이

피데를 픽업해서 집에 와서는 불을 끄고 우리는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작은 수다를 곁들인 저녁을 즐겼다.

육개장과 피데의 하모니

한국인이라면 빼놓을 수 없는 특수조명, 바로 핸드폰 라이트를 활용한 생수 조명!

우리의 식사에서 가장 큰 묘미는 카쉬 마을의 저녁 풍경과 테라스를 넘어가면 나오는 야생 멧돼지들이었는데, 야생 멧돼지들이 집 앞 풀숲에서 여러마리가 살아서 사람들이 테라스에서 식사를 하는 저녁이면 귀신같이 나타나서는 음식을 던져주길 기다린다. 나도 볼 때마다 음식을 던져주었는데, 처음에는 주인집이나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할 까봐 눈치를 슬쩍 보다가 나중에는 나의 연인마저도 즐겁다는 듯이 음식을 던져주었다.

나의 연인이 던지는 음식을 보면서 나는 '잘라놓은 메론 껍데기를 던져주면 먹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쓰레기 봉투에 담아놨던 메론 껍데기까지 집어 던져주었는데 역시 멧돼지! 살짝 쉰내가 나는 음식물 쓰레기까지도 자기가 먹겠다고 큰 울음소리와 함께 다른 멧돼지들을 떨쳐내며 열심히 먹어치웠다. 


카쉬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남지 않는 방법

1. 야생 멧돼지에게 던져준다.

2. 야생 멧돼지에게 준다.

3. 야생 맷돼지...


아무튼 우리는 이 저녁을 먹고 집에서 푹쉬고 다음날 케코바 투어를 기대했다.

집에서 바라본 카쉬 마을의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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