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시간 이상의 이동, 집나오면 고생
우리는 대략 3개월 전부터 구 터키, 현 튀르키예 여행을 계획했다.
특히, 튀르키예에서도 지중해 바다가 있는 남부쪽 여행을 중심으로 계획했는데 그 중 가장 가고싶었던 장소는 바로 카쉬(Kaş)라는 장소였다. 이 카쉬는 클레오파트라가 사랑했던 해변 이라는 카푸타쉬 해변(Kaputaş Plajı)이 유명한데, 전반적으로 해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3개월 전부터 잡아놓았더니 대체 여행 날이 언제 올지 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드디어, 여행 당일이 왔고 우리는 저녁 12시 50분 비행기라서 전 날 저녁에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집을 나선 시간 저녁 7시 30분!
서울에서 출발했는데도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거진 10시가 다 되었고 - 서울을 벗어나는 게 항상 많은 차들로 인해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부분인 것 같다 - 수하물을 보내기 위해 줄을 기다리고 있는데, 대략 3칸 밖에 없는 체크인 카운터에 5개 정도의 항공사 짐을 동시에 보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었다. 그러니까, 너무 많은 승객들이 같은 라인에서 짐을 보내겠다고 기다리기 시작해서는 결국 1시간 반정도를 기다려서야 수하물 (캐리어 달랑 하나)을 보낼 수 있었다.
벌써 기진맥진한 상태로 출국장으로 향하는데, 저녁 12시경이 다 되어가다 보니 출국장 게이트도 한 군데 밖에 열려있지 않았고 장거리 비행을 가는 승객들로 인해 갑작스럽게 사람이 몰리면서 인천공항 직원들도 놀랄 정도로 - 한 직원이 "아니 선배 오늘 사람 왜이렇게 많아?" 라고 던지는 말을 줏어 들었다 - 사람이 많아서 우리는 탑승 시간이 가까워 질수록 촉박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간신히 인산인해를 빠져나와 탑승구로 안전하게 갈 수 있었고, 예정된 시간에 탑승과 출발을 정확하게 했다. - Etihad 항공 의외로 시간을 잘 지켜서 놀랐다 -
비행기가 이륙하고 대략 한시간 반정도 지나자 기내식을 제공하기 시작했고 기내식은 그런대로 먹을만 했다. 너무 열심히 이동한 탓에 벌써 배가 많이 고팠고, 새벽에 먹는 야식같은 기내식은 맛있었다. 우리의 비행은 경유지에 먼저 들렀다가 이스탄불로 향하는 경로였고 전체 이동은 '인천 → 아부다비 → 이스탄불 → 안탈리아'의 순서였다. 그러니까 비행기를 3번이나 타야하는 이동이었다. 사실 이 계획은 '인천 → 아부다비 → 이스탄불'에서 열심히 놀고 '이스탄불 → 안탈리아' 에 다시 놀러 갔다가 돌아올 때 '안탈리아 → 이스탄불 → 아부다비 → 인천'의 순서였는데, 나의 주장으로 "원래 처음에 갈 때 멀리 갔다가 돌아올 때 조금씩 더 가까워져서 돌아올 때 조금이라도 덜 이동하는게 피로에 도움이 될거야" 였다. 이 말에 수긍하고 우리는 가는 걸 먼저 멀리 멀리 가는 걸로 계획했다.
인천에서 아부다비까지 걸린 시간은 약 9시간 정도였다(8시간 30분 이라고 적혀는 있는데 체감상 9시간). 경유지에서 약 4시간 정도를 대기하고, 이스탄불까지는 약 4시간 30분정도 소요되었다. 그리고 다시 이스탄불에서 2시간 대기를 하고 국내선 라인으로 환승해서 1시간 30분 비행을 해서야 결국 안탈리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 시간들만 전체적으로 합쳐도 약 21시간 정도가 되는데, 우리가 8월 15일 오후 7시 30분쯤 집에서 나와 안탈리아의 숙소에 체크인한 시간이 8월 16일 오후 6시였으니, 밖에서 걷고 비행기를 탄 시간만 하루가 꼬박 넘게 소진된 것이다. 숙소에 들어가자 마자 한 일은 샤워였다.
안탈리아에서 묵은 숙소는 Mai Inch Hotel 이라는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가격의 가성비 숙소였는데, 조식을 포함해서 10만원 내외였던 것으로 기억하고 방 자체는 아담하다고 할 정도로 좁은 감이 있지만 직원들이 친절하고 안락한(cozy한) 기분이 들어서 머무르는데 불편함이 없었다. - 오직 큰 불편함은 방에서 샤워를 하고 두명이서 이동하며 나갈 채비를 할 때 발생했다. 워낙 방이 좁아서. -
이 호텔의 최대 장점은 안탈리아 시내의 명소와 꽤 가깝다는 것이었고, 걸어서 올드 타운이나 항구 등지에 약 10분 안쪽으로 왠만한 곳에 갈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장점이었다. 물론 조식 먹을 때 발밑을 돌아다니는 고양이는 최고의 복지라고.
1일차 요약
1) 이동 경로
인천 → 아부다비 → 이스탄불 → 안탈리아 대략 21시간 정도 소요
안탈리아에서 시내까지는 한국발급받은 자체 카드로 트램 활용 차비는 대략 1천원대 수준으로 기억
(이정도가 아니더라도 3천원이 안 넘었던것 같다)
2) 음식
기내식 총 3번 (에티하드 2번, 튀르키예 샌드위치 1번. 기내식은 다 맛있었다)
안탈리아 와서 저녁 식사 1번. 안탈리아 올드타운에 있는 Pastorale 이라는 음식점
(https://maps.app.goo.gl/P4KotCuh636MbvwL8)
3) 도착 - 숙소
시내 쪽에 있는 가성비 호텔 Mai Inch Hotel 좋음
(https://maps.app.goo.gl/kNewERaibbZcJmkVA)
※ 추가 사진
각 메뉴는 300TL (튀르키예에서는 리라와 쿠루스라는 화폐 단위를 사용하는데 리라는 000,00 표시 중 콤마 앞에 000을 의미하고 쿠루스는 콤마 뒤의 ,00 이 부분을 의미한다)
한국 금액으로 계산할 때는 TL X 40을하면 되는데 300TL의 경우 대략 한화로 12,000원의 금액으로 계산하면 편리하다.
이 레스토랑의 사장님은 들어갈 때부터 "How are you" 아주 밝게 시작해서, 음식을 먹는 중간에도 맛있냐고 물어보거나, 식사를 마친 후에도 괜찮았냐고 물어보는 엄청난 E형의 소통형 사장님으로 나는 그 분위기가 환영해주는 기분이 들어 매우 좋았다.
식사가 끝나고 계산을 할 때는 주방에 계신 분이 갑자기 나와서 포도 한 6-8알이 붙어있는 포도를 아무말없이 슥 건내주셔서 받았는데 엄청나게 달콤했다.
첫 날의 피로가 날아갈만큼 맛있는 식사와 즐거운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