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부재

by 수아

남자친구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거리 연애인 탓에 우리는 매 주말만을 서로에게 쏟는다. 연애를 시작하고 단 한 주도 빠짐없이 만나 왔는데, 남자친구가 다음주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홀로 방 안에서 주말을 보내고 싶다고 했다. 남자친구는 나를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그저 자신은 그런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어서라고 설명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고립되는 시간. 그가 사람을 좋아하는 나와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단순이 '기분 나쁨'의 상태가 아니라, 어딘가 막막하고 답답한 심정이 들었다. 남자친구를 마중하러 고속터미널로 향하는 길에, 처음으로 그의 손을 잡는 것조차 까먹고 생각에 빠져들었다. 나를 걱정하는 남자친구를 버스에 태워 보내고, 홀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을 가득 채워 고민하고 나서야 감정의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나는 텅 비어버린 다음주 주말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남자친구가 없는 주말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떠오르지가 않았다. 나만의 시간을 온전히 채우고 싶을 만큼 원하는 것이 없었다.


올해 내내 많이 바빴다. 대학생의 본분을 다하는 동시에, 작은 스타트업에서 일을 했다. 얼마 전, 모든 것이 고갈되었음을 느꼈다. 몸은 한 두군데씩 고장나기 시작했고,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우울감과 무기력감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나는 하나씩 내려놓기를 택했다. 내가 붙잡고 있는 것들 중에서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은 없었다. 그 무엇도 나를 달리게 만들 수 없었다. 올해의 나는 현실이 요구하는 것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했다. 사랑은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닌 것임을 잘 알면서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공부를, 상황을 애써 사랑하려 했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마음만이 나의 원동력이 되어 왔으니까. 가짜 사랑으로 채워진 시간들 속에서, 남자친구와 보내는 주말은 거의 유일한 진짜였다. 그 한 가지가 빠진다고 생각하니, 나의 일주일이 색을 잃은 기분이었다. 나의 삶에 사랑이 부재함을 깨달아버린 것이다.


무언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충분한 휴식도, 근사한 대가도, 타인의 인정도 필요로 하지 않고, 그저 몰두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을 관통하는 커다란 사랑이 없다면, 나의 삶은 쉽게 힘을 잃는다. 비어버린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만들어 줄 사랑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