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은 프로에게, 꿀팁은 동반자에게!
나는 골프를 프로처럼 아주 잘 치는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 배운 덕분에 실력 상승 속도가 꽤 빠른 편이다.
그래서인지 주변에서 나에게 골프를 가르쳐 달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의 경우 선뜻 알려주지 않는다. 오히려 “왜 안 알려줘?”라며 서운해하는 이들도 있지만, 분명한 이유가 있다.
먼저, 라운딩 중에 무언가를 가르쳐주는 건 거의 소용이 없다. 그 자리에서 두어 번 시도해보고 안 되면 바로 잊히기 마련이고, 몸에 익히기엔 연습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샷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 수백 번, 어쩌면 천 번 이상은 반복해야 한다. 그런 환경이 아니면 말해줘도 무용지물이다.
또, 솔직히 말하면 나도 라운딩 중 지적받는 걸 싫어한다. “퍼터가 약해”, “오버스윙이야”, “스윙이 너무 가파르다”, 이런 말들은 스코어가 안 나오는 날 들으면 괜히 기분이 상한다. 물론 조언한 사람은 도와주려는 마음이었겠지만, 전반이 끝날 즈음이면 나도 이미 문제를 파악하고 조절 중일 때가 많다.
그러니 조언은 라운드가 끝난 뒤, 차 한 잔 하면서 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적받는 걸 싫어하는 만큼, 나도 남에게 그런 말을 쉽게 건네고 싶지 않다.
결정적으로는, 나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내 스윙은 그저 어릴 때 레슨받아 굳어진 습관에 불과하다. 왜 그런 궤도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깊이 공부하지 않았기에 누군가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해줄 수 없다.
물론 실전에서 부딪히며 익힌 감각들—예를 들어 벙커샷 팁이나 어프로치 상황 판단 같은 것들은 말해줄 수 있다. 하지만 스윙이나 폼에 대해선 감히 조언할 수 없다. 알려주고 나서 상대가 오히려 더 못 치게 되면 너무 미안하고 찝찝하다.
결국엔, 레슨은 프로에게 맡기고, 나는 좋은 동반자로 남고 싶다. 라운드 중에 티를 좀 낮게 꽂아보라든가, 벙커에서 공을 더 왼쪽에 두고 쳐보라든가 하는 소소한 꿀팁은 줄 수 있다.
하지만 자세나 스윙 궤도처럼 구조적인 문제는 내가 끼어들 영역이 아니다. 상대가 정말 잘하고 싶어 한다는 게 느껴지고, 내가 말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는 조심스럽게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도 라운드가 끝난 후 편한 분위기에서 말하는 편이다.
사람마다 실력도 다르고, 자존심의 결도 다르다. 너무 쉬운 걸 알려줘도 기분이 상할 수 있고, 너무 어려운 걸 말하면 오히려 거리감만 생긴다.
그래서 나는 가르치기보다는 함께 즐기고, 묵묵히 응원하고 싶다. 골프는 혼자서도 잘 치기 힘든 운동이다. 그런 골프를 함께 즐기며 좋은 기억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니 레슨은 프로에게, 꿀팁은 매일 함께 치며 내 습관을 더 잘 아는 동반자에게 알려달라고 하면 스코어는 더 좋아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