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날씨에도 엉망인 내 스코어

나도, 골프도 매 순간이 리커버리의 연속

by Even today



모든 게 완벽하다고, 다 순조롭지는 않다


모든 상황이 완벽하다고 해서, 순차적으로, 순리대로 잘 흘러가는 법은 없다.

내가 열심히 무언가를 준비하고,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주변 환경이 안정적이며

내 마음가짐까지 완벽하더라도… 결과가 늘 완벽하리란 보장은 없다.


나도, 골프도 그랬다.


무언가를 열심히 준비해도 막상 시험 당일에는 기대만큼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적이 많았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나는 늘 붙었다. 내 인생은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못한 적은 없지만, 딱히 잘한 적도 없는’… 그래서 나는 한때, 나는 잘하는 게 하나도 없구나 생각했다.


그런 나에게 생각의 전환을 준 사람은 엄마였다.

“잘하는 게 하나도 없는 게 아니라, 뭘 해도 중간은 가는 사람이야.”



어떤 것이든

막상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안다.

그래서 이제는 어떤 일이 와도 덜 고달프다. 덜 흔들린다.




흙이 좋다고 해서 꽃이 반드시 잘 피는 건 아니고,

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뿌리가 건강한 것도 아니다.

필요충분조건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수많은 나무 중 햇빛을 받는 나무가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나무도 있다.

빛을 받지 못한 나무는 색도, 상태도 다르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나무가 덜 소중한 건 아니다.


빛은 어둠이 있어야 더 빛난다.

존재의 의미는 그렇게, 비교가 아닌 조화 속에 있다.


골프도 그렇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날씨가 너무 좋아도, 기분이 이상한 날이 있다.

골프장에 도착했는데 날씨도 좋고, 동반자도 좋고, 분위기도 완벽한데

정작 내 컨디션은 엉망이고, 마음은 어지럽다.

스코어는 점점 엉망이 되고, 기분은 안 좋아진다.


반대로, 바람이 거세게 불고,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겨울비가 쏟아지는데도

이상하게 샷이 잘 맞고, 스코어도 좋은 날이 있다.

설명할 수는 없지만, 분명히 그런 날이 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한다.

삶도, 골프도 완벽할 수는 없다.

그리고 아무리 완벽을 준비해도, 결과는 언제나 내 뜻대로 흐르지 않는다.


그래서 중요한 건 상황보다 ‘내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이 상황이 후지다고 생각하면, 그냥 후진 하루가 된다.

반대로, 후진 상황에서도 ‘이 경험이 내게 뭔가를 줄 거야’라고 생각하면

그건 내 삶을 단단하게 해주는 자양분이 된다.




누군가는 내 삶을 부러워하고,

나는 또 누군가의 삶을 부러워한다.

이건 만국 공통, 인간 본능 같은 거다.


그래서 이제는 완벽한 스코어, 완벽한 스윙, 완벽한 삶을 바라지 않기로 했다.

삶은 실패에서 배우는 과정이고,

골프는 실수를 리커버리 하며 나아가는 스포츠다.


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넘어지기도 하고, 볕을 받으며 자라기도, 깨우치기도 하는 건 아닐까?





나무사이의 공, 빼면 아찔해서 기분좋고, 나무맞고 내게 다시 오는 경우도 있다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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