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연습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

나를 가장 괴롭히는 상대는 언제나 ‘나’였다.

by Even today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의 유형 중 하나는

남과 자신을 비교해 남을 깎아내리는 사람, 그리고 남에게 지나치게 신경 쓰는 사람이다.

그런데 문득, 그게 요즘의 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보통 10개에서 20개 사이를 치고, 잘 맞는 날엔 8개나 9개도 거뜬히 친다.

그런데도 20개에서 30개를 치는 사람과 자꾸 비교하게 된다.

요즘은 무언가를 바꾸고 다듬는 시기라 레슨을 받으며

내 샷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답답함 속에 연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날은 특히 그런 날이었다.

내가 고쳐야 할 샷, 연습 중인 스윙으로 라운드를 하다 보니 샷이 흔들렸고

결국 16개를 쳤다. 그런데 함께 친 사람은 거의 라베 수준으로 18개를 쳤다.

기분이 이상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었고, 드라이버 샤프트도 추천해주고,

내 것을 선뜻 내어준 적도 있었다.

더 잘 치라고 도와준 마음이었는데, 막상 스코어를 보니 2개 차이.

이상하게 속이 쓰렸다.


‘그 사람이 잘 쳐서 화가 난 걸까?’

곰곰이 생각했다. 청소를 하며, 글을 쓰며 마음을 정리하다 보니 답이 보였다.

그건 비교심이 아니라 내 자신에게 실망한 마음이었다.


불필요한 분노와 조급함, 자책이 스윙에 묻어 있었다.

스윙이 꽤 잡혀가며 일정하게 치던 내가 하루 못 친 걸 가지고

다른 사람과 빗대어 ‘왜 나는 이것밖에 안 되지?’라며 스스로를 몰아붙인 것이다.


세 달의 연습이 하루 만에 보상될 리 없다.

80개를 치든, 90개를 치든 그건 성장의 과정인데,

나는 늘 ‘연습한 만큼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자기보상 심리에 빠져 있었다.


하지만 골프는 공정하지 않다.

실력보다 경험, 복귀 능력, 운, 환경, 마음 상태, 그리고 바람의 방향이 스코어를 만든다.

많이 연습했더라도, 마음이 흔들리면 그날은 무너질 수 있다.


결국 이 감정은 질투가 아니라 공정하지 못한 결과에 대한 답답함이었다.

사람은 누구나 노력하면 보상이 따라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골프는 그 기대를 종종 배반한다.

그 대신, ‘기준이 높아졌다’는 신호를 준다.

열등감이 아니라 기준의 전환기, 성장의 중간단계라는 뜻이다.


나보다 잘 치는 사람도, 못 치는 사람도 항상 있다.

그들과의 비교는 열등감의 근원이 아니라

배움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이겨야 할 상대가 아니라, 배워야 할 포인트를 발견하는 과정이라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다.


사실 2타를 앞서고도 ‘고작 2타 차이야?’라고 생각한 순간,

나는 이미 스코어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깨닳아야 한다.

그 마음으로 골프를 친다면 평정심은 오래가지 않는다.

결국 오늘 배운 건 숫자가 아니라, 마음을 조율하는 법이었다.


아마추어의 골프는 남과의 싸움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일도 마찬가지다. 누구와 함께하느냐보다,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가 훨씬 중요하다.


결국 비교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본능이다.

하지만 그것을 성장의 연료로 바꿀 수 있다면

그때 비로소 내 자존감 그리고 실력모두 단단해진다.


결과보다 태도, 그리고 과정이 더 중요하다는 걸

오늘도 골프가 내게 가르쳐줬다.

조금만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나를 괴롭히기도 하지만,

그 긴장감 속에서 나는 또 성장하고 있다.


노력은 결과를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노력은 언제나 다른 형태로 남는다.

나의 진짜 경쟁자는 타인이 아니라,

늘 나 자신이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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