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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천사 Feb 12. 2024

예비중 3의 취미생활

이모가 살찌는 건 덤

루시아야. 오늘은 베이킹 안 해?


올해 중3이 되는 루시아는 이모의 말을 들은 건지 못 들은 건지, 안 들리는 건지 못 들은 체하는 건지 대답이 없다.


중학교 1학년이 되기 전까지는 살갑지는 않아도 이모말에 대꾸는 했는데 말이다.


물론 먹을게 가득한 명절연휴에 베이킹을 운운하는 이모가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그래도 이모는 너의 빵들이 그립다..)




루시아가 베이킹을 시작했던 건 5학년즈음이었던 것 같다.

사교육을 하나도 받지 않고, 방과 후수업만 하던 루시아.

회사에서 우연한 기회에 컨트로 받은 오븐을 열두 살 조카에게 선물했다.

처음엔 고구마를 굽더니, 방과 후 요리수업에서 했던 베이킹을 연습하는 것이 아닌가. 여동생은 흥미가 사라질세라 부지런히 베이킹 재료를 사다 날랐다.

식빵과 쿠키는 물론 요리실력도 일취월장으로 늘어만 갔다.





초등과정을 마치고 그 해 겨울방학.

함께 살고 있는 외할아버지인 우리 아버지는 그런 손녀가 기특했는지, 기왕에 좋아하는 거 전문 요리학원을 알아보라 신다. 그래, 그거다.

또래들은 예비중특강을 다니기가  바쁜 시즌에 열세 살 루시아는 홍대에 요리학원을 등록했다!

또래 친구들이 영어학원으로 수학학원으로 바쁘게 다닐 때,

루시아는 홍대 요리학원에서 7시부터 10시까지 바쁘게 다녔다. 한식. 양식. 중식. 베이킹 자격증 준비를 열심히 하며 서른 살엔 반찬가게 사장님을 하고 싶다는 야무진 꿈도 가진 예비중 3.

특성화고등학교를 지망하여, 요리학원 선배들의 조언으로 공부도 열심인 예비중 3.



너의 꿈을 응원한다, 이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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