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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쓰다 Mar 10. 2024

내가 애 하나는 잘 낳았지

육아일기

"엄마는 애 하나 잘 낳았어."

"엄마는 성공한 인생이야!"



내가 내 아이를 키우는 일은 너무 당연시되어 어디에서도 경력으로 인정받을 곳이 없다.

살림을 잘하는 것 같지도 그렇다고 육아를 엄청 잘하는 거 같지도 않아 딱히 억울하지도 않았지만,

한번씩 마음이 무너지는 날이 있다. 지금껏 이룬 것도 없는 것 같고 세상 속 기준에 내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는 거 같아 한 없이 작아지기도 하고 우울감이 밀려오기도 한다.

이제 아이도 많이 큰 듯하고 나를 위한 일들을 할 수 있겠지 싶다가도 뭘 어디서 어떻게 해야 할지 두려움부터 앞선다.


이런 내 마음을 알기라도 하는 걸까.

아이는 종종 '엄마, 애 하나는 정말 잘 낳았어", "엄마는 성공한 인생이야"라는 말을 한다.

어떤 점에서 그렇게 잘 낳은 건지 웃음이 나기도 하고 그 한마디에 내가 꽤 대단한 일을 한 것 같아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어떻게 아이를 이렇게 잘 키우셨나요?"

아이는 나를 인터뷰까지 한다. 매번 질문은 거의 같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나면 조금 먼 미래에 이런 일이

실제 일어날 것 만 같아 설레기까지도 하고 대답에 진지함을 담기도 한다.


아이를 낳고 키우며 힘들었던 일들이 무수히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힘든 부분과 걱정스러운 부분 내 맘 같지 않은 부분들에 지치고 엄마라는 자리의 무게감이 크게 느껴져 지난 아이의 한 마디에 모든 힘듦이 보상을 받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다.


그 누구도 아닌 내 아이가 인정해 주는 내 육아 인생은 성공이라 써본다.



오늘의 육아는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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