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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삶은 쓰다 Jul 24. 2024

버려야만 사는 여자

"이제 그만 좀 사!"

친정엄마의 당부인지 경고인지 한 마디가 귓가에 맴돈다.


곳곳 작은 틈이라도 생기면 책으로 채웠다.

사고 또 사고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보니 많은 책들이 쌓여 있고, 우리 집으로만은 버거워  친정집 책장까지 차지하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에 한 권 두 권...

이 책 저책 늘어갔고 내 책들도 함께 쌓여갔다.


누가 보면 미쳤다 싶을 수 있지만...

책이 주는 행복이 컸다. 새로운 책에 가슴이 설레고

아이와 낄낄 웃으며  보는 시간들이 추억이 되고 즐거움 움이었다.


어느 순간 책에 깊이중독 되어 있었고  술. 담배등... 몸에 해로운  중독보다는 괜찮다  생각하며  나의 많은 부분을 기꺼이 책에 내주었다.


하지만...

모든 건 과하면 탈이 나는 법.

책이 주는 즐거운 만큼 힘듦도 같이 늘어갔다.

 이상  책장에 들어갈 곳이 없어 여기저기 썼여있는 책들에 마음 편히 지내야 할 집이 답답해지고 정리되지 않는 공간들 이  짜증을 불러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쌓여있니 어떤 책들이 있는지 쉽게 파악이 되지 않기 시작했고  책 속에 파묻혀 책을 모시고 사는 건 아닌가 싶어졌다.


그래도 선뜻 책 정리가 되지가 않았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라서...

앞으로 읽을 책이라서...

무슨 미련이 이렇게도 많은지 보내주지 못하고 망설여지기 만 한다. 한 번씩  큰 맘먹고 처분하기도 하지만 눈에 띄게 변화는 없다.


말로는 미니멀한 삶을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못한 맥시멀 한 내 삶에 지칠 대로 지쳐갔다. 이제 더 이상 미루고 모른 척할 수 없다.


이번만큼은 잃어버린 내 공간을 찾기 위해 비우비우기를 다짐한다.

명의 조카들에게 나누어 줄 책을 류하고  중고로 팔기도 하며 매일매일 책정리를 하고 있다.


"당근" 알림이 오면 친정엄마가 좋아하신다.

"팔아 다 팔아 "

"몇 살인지 책 더 준다고 해 "


우리 집에 쌓여있는 것보다는 누군가 재미있게 읽어 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이번만큼은 미련 없이 다 비워내고 적당한 책만 소유하고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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