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이 여러 명입니다

많을수록 좋습니다.

by 섬세한 시골 의사

우리 치과의 직원은 총 4명이다. 치과 사이즈에 비하면 많은 편이다. 3명이면 충분한데, 단기 아르바이트처럼 뽑았던 직원이, 일을 꼼꼼하게 잘해서 정직원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 조용한 시골 치과의 업무는 그다지 힘들지 않다. (이 글을 직원들이 보진 않겠지?! ㅋㅋㅋ)


뭐, 아무튼! 직원 4명이 함께한 지 햇수로 4년째이다. 보통 2년이면 치과의 직원이 다 바뀐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치과위생사가 한 치과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한 명의 이탈 없이 맡은 바 성실히 잘 일해줘서 직원들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는 일주일의 한 번씩 전체 회의를 한다. 그 주의 내원환자 수, 특별히 신경 써야 할 문제들, 치과 재료 변동 사항 등등 다 같이 모여서, 각자가 맡은 바를 간단 브리핑하는 자리이다. 시간은 15분 내외로 길지 않다. 전체 회의라고 거창한 이름을 붙이긴 했지만, 회의실도 없는 워낙 작은 치과다 보니, 서로의 업무가 아닌 것들도 다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골의 작은 치과라 하더라도, 나는 이 4명의 직원들의 사장이요, 이 치과의 원장이다. 한 해의 끝과 시작을 같이 했는데, 뭔가 그럴싸한 멘트를 해야 할 것 같았다.


< 새해네요! 여러분 다들 한 해 동안 열심히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가끔 , 여러분들이 내 눈치를 보는 게 느껴집니다.

실수가 있었는데, 원장님이 화내거나 기분 나빠하진 않을까?

집안일이 생겼는데, 조금 일찍 퇴근해도 되는지 여쭤볼까..? 등등


직원입장에서 사장은 늘 대하기 어려운 존재겠죠...

단순히 월급을 주는 사람이 사장이라고 한다면... 음... 저에게는 사장님이 좀 많은 편이네요.

여러분은 제 눈치를 보지만, 저는 환자분들의 눈치를 봅니다. 매일 보는 환자분들이 치료비를 내시고 가시니, 한분 한분 다 제 사장님들이겠죠.

결론은, 저보다 환자분들에게 더 친절하면 된다는 얘기입니다. 저한테 월급 주는 분들이시거든요 ㅎㅎㅎ

자, 그러면 올해도 잘 부탁드립니다! 회의 끝! >


원장실로 돌아왔다.

'이 정도면.... 멘트, 괜찮았겠지?! '

나쁘지 않았다고 마음속으로 자화자찬 중이다 ㅋㅋㅋ

26년 , 작년처럼 올 한 해도 무탈하길,

직원들도 관두는 일 없이 쭉 같이 갈 수 있길....

책상 앞에 놓인 1월 달력이 생경하지만 반갑다.

밖은 엄청 추운가 보네. 한파 문자도 오고, 바람소리도 새어 들어올 정도인거 보면 말이다.

치과가 조용하구먼...따뜻한 커피 한 잔 마셔야겠다.


.

.

.

.

.

.

.

.


어라? 조용하면 안 되는데?!

사장님들이 많이 많이 오셔야 되는데~~~~?!

치과에 예전부터 오셨던 사장님 그리고 새로 오실 사장님 ~올 한 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가의 이전글한 해의 목표는 꼭 세워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