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학생 때, 교수님이 수업 중에 농담 같은 일화를 하나 말씀해 주셨다.
어머니 임플란트를 직접 해드리는데, 잇몸을 절개하려니, 늘 잡던 메스인데도 손이 바르르 떨렸다고 했다. 꽤 시간이 지나서, 아내에게 임플란트를 하려 하니, 손이 떨리지 않았다고 하셨다. 몇 년 동안 실력도, 담대함도 커졌구나 싶으셨단다.
또 시간이 많이 지나서, 아들에게 신경치료를 해주려고 마취 주사를 놓으려 하니, 또다시 손이 바르르 떨리셨다나 뭐라나 ㅎㅎㅎㅎㅎㅎ
의사들 사이에서는 경계 하는 것이 하나 있다. VIP 신드롬이라고 나와 가까운 사이니까 '수술 잘해야지' 하면 꼭 뭐 하나 망치게 된다는 것이다. 실생활의 예를 들면, 늘 하는 음식도, 특별한 날 '우리 가족에게 더 맛있게 해 줘야지' 하다가 간을 평소랑 다르게 맞춰버려서, 만족스럽지 않은 음식을 내주시는 어머니의 마음 같은 것이다.
오늘, 바로 몇 시간 전 !
어머니에게 임플란트를 하나 해드렸다. 늘 하는 것인데도, 손이 떨릴까 걱정이다. 무엇을 잘못하거나, 놓칠까 봐 걱정이다.
평소 수술을 할 때, 시간이 오래 걸려도 최대한 안전하게 하자는 나름의 철학 때문에, 성격이 급한 환자들에게 종종 볼멘소리를 듣는다.
' 딴 데는 임플란트 하나 하는데 30분이면 하던데, 여긴 1시간씩 걸리네 '
' 원장이 젊어 보이더니, 실력이 없나 보다 '
이렇게 속으로 생각하시는 거 다 알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사고 안 나는 게 최우선이다.
어머니라고 해서, 평소의 임플란트 수술과정과 별 반 다를 것이 없다. 조급해하지 않고, 안전하게 ! 더 신경 쓸 것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 봐도, 평소 하던 과정에서 추가될 것이 없었다.
조심 또 조심..
나름 만족할 만큼의 결과가 나왔다. 수술 시간은 평소보다 15분 정도 더 걸린 것 같다. 일반적인 수술보다 난이도가 더 있는 수술이었던 것도 있지만, 나도 긴장이 많이 됐었나 보다.
그렇게 오전 진료가 끝나고, 같이 한식 정식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도 어머니도 긴장이 완전히 풀린것 같다. 생선구이, 제철 나물, 청국장에 삶은 고기까지 상이 풍성했지만, 이제 막 수술을 마친 어머니는 숭늉과 몇몇 부드러운 음식만 드셔야 했다.
"어머니, 힘들고 무서웠지요....? 그래도 아들 잘 둬서, 치과 치료비 많이 아낀겁니데이 ~ㅎㅎㅎ"
" 하나도 안아팠다. 할만 하드라, 니가 고생이 많았다. 우리아들 최고다 최고 ! ^^ "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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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도 니가 사는거제?? ㅋㅋㅋㅋ "
< 치과에 오시는 모든 분들, 누군가의 어머니 이시겠지요 ? 더 꼼꼼히, 더 안전하게 잘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