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작은 치과의 깜짝 이벤트 !
'웰컴 투 동막골'이라는 예전 영화가 있다.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6.25전쟁 당시 북한군 몇 명과 국군 몇 명이 강원도 산골짜기 오지마을에 불편한 동거를 하게 되었다. 각자의 본부에 통신이 안 될 정도로 오지였던 마을은 당시가 전쟁이 난 것도 몰랐다. 북한군과 국군은 어쩔 수 없이, 마을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또 한 편으로는 적을 경계하면서, 마을에서 수 일을 살아간다.
그런 오지마을 사람들은 촌장을 잘 따른다. 늙고 힘없어 보이지만, 촌장의 말 한마디라면 불만이 있어도, 일단 따르고 고개 숙인다. 북한군의 대장과 국군의 대장은 힘도 무기도 없는 촌장의 말을 마을 사람들이 잘 듣는 걸 의아하게 생각한다. 촌장의 리더십이 은근히 부러웠던 북한군 대장이 촌장에게 다가와 먼 산을 보며 슬쩍 물어본다.
" 거... 고함 한번 지르지 않고, 부락민들을 휘어잡을 수 있는.. 위대한 영도력의 비결이.. 뭐요..?"
" .... 뭐를 많이 맥이야지 뭐 "
" 에?!"
뭐를 많이 맥이야지.
나는 이 장면이 제일 좋다. 뭐를 많이 맥이야 된다. 그래야 내가 원하는 걸 들어준다.
소도시의 작은 치과는 직원들에게 대기업만큼의 복지나 월급을 보장해 줄 수가 없다. 나도 수입이 많지 않은 데 , 누굴 살핀단 말인가. 하지만, 그 속에서도 균형을 잘 맞춰야 함을 느낀다. 내가 돈 벌자고 하는 일이긴 하지만, 직원이 없으면, 나도 돈을 벌 수가 없다. 지금 비용이 더 나가더라도, 직원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하려 애쓰는 편이다. 뭐를 많이 맥이야지... 뭐를 맥이면 될까...
오늘은 오후에 예약환자들이 별로 없었다. 찬 바람이 불면서, 치과를 찾는 환자들도 꽤 많이 줄었다. 4명의 직원들을 모았다
" 자..! 제비 뽑기를 하겠습니다! 당첨자 1인은 조기퇴근입니다!"
직원들은 예상치 못한 이벤트에 좋아했다. 다음번에 또 이런 이벤트가 있다면, 당첨자는 제외하고, 또 제비 뽑기를 하기로 하고, 다들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제비 뽑기를 했다.
막내가 당첨되었다. 막내는 2시간이나 먼저 퇴근하는 게 미안했는지, 계속 괜찮다고 했지만, 나머지 직원들이 축하한다고 빨리 퇴근을 부추겼다. 나도 얼른 퇴근하라고 했다. 그래야 다음번에 당첨자가 온전히 기뻐하며, 기분 좋게 퇴근한다고.
연신 미안해 하던 막내는 퇴근 준비를 시작했다.
그리고 1분 30초 정도 지났나? 깔끔하게 퇴근 준비를 마쳤더라 ㅋㅋㅋㅋ 빨라도 너무 빨라 ㅋㅋ일찍 퇴근 한 막내도 기분 좋아 보였고, 소소한 이벤트와 게임을 한 나머지 직원들도 재밌어 했다. 생각해 보면 개원 초에는 환자가 느는 달마다 선물도 사다 주고 했는데 요즘 좀 무심했구나.
한 달 뒤면, 크리스마스다. 또 어떤 걸 맥여볼까.....!?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