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s your WBTI? EP3.

HER Lab의 세 번째 연구

by HER Lab

요즘 여성들은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가족과 친구, 연인과 동료까지.

그러면서 동시에 관계에 휘둘리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정서적 친밀함은 원하지만, 관계의 무게까지 모두 짊어지려 하지는 않는 것.


그래서 이번 EP3에서는 요즘 여성들의 관계 기준을 들여다보고자 한다.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과, 관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려는 태도.

이 두 장면을 동시에 품고 있는 NEW WOMAN을 통해.




TYPE 5. 사랑받고 자란 느낌, 사랑둥이 갓기공주


“저는 그냥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사람처럼 보이고 싶어요.
괜히 밝고, 긍정적이고, 여유 있어 보이는 느낌이요.”¹


요즘 20대 여성들 사이에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바로 ‘추구미’. 각자가 이상형처럼 정의해 두고 지향하는 모습이다. 그중 특히 눈에 띄는 표현은 ‘사랑받고 자란 이미지’다. 겉으로 화려하기보다는, 티 없이 밝고 자신감 있는 사람. 좋은 가정에서 자란 듯 안정적이고 단단한 인상. 외형보다 분위기를 관리하는 감각이다. ¹


그런데 이 ‘이미지’는 단순한 컨셉이 아닌, 실제 관계 경험을 기반으로 형성된 욕망에 가깝다. 요즘 여성들은 이전 세대보다 가족과의 정서적 거리가 훨씬 가깝기 때문. 부모와 대화하고, 고민을 공유하고, 일상을 함께 소비한다. 엄마는 더 이상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여행 메이트’가 되는 정도다. 20대 여성 10명 중 8명이 “엄마와 여행 간 친구를 보면 부럽다”라고 답했다는 조사처럼 ², 가족은 의무로 유지하는 관계가 아니라 스스로 선택해 이어가는 관계로 바뀌고 있다.


사랑을 주고받는 경험이 실제로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사랑받고 자란 느낌’은 허상이 아닌 하나의 정체성 자산이 된다. 사랑둥이 갓기공주는 단순히 사랑받는 이미지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를 자신의 정체성으로 관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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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엄마랑 여행을 갑니다'


틱톡 ‘엄마랑 여행을 갑니다’ 캠페인은 이 지점을 정확히 짚는다. 귀찮아하면서도 엄마를 위해 검색을 이어가는 딸의 모습은 의무적인 효도가 아니라 일상의 동행에 가깝다. “싸고 맛있는 데로”를 찾는 과정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이라기보다,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자연스러운 장면처럼 그려진다.


사랑둥이 갓기공주에게 관계는 증명해야 할 의무가 아니라, 공유하고 전시할 수 있는 자산이다. 사랑은 감정이면서 동시에 이미지가 된다.




TYPE 6. 필요에 따라 연결하는, 기능적 관계주의자


“중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제일 친했는데, 다들 바빠지고 사는 곳도 달라지니까 점점 어색해지더라고요.”³
“저는 동네 모임이나 취미 모임을 다녀요. 관심사가 맞는 친구를 더 효율적으로 사귈 수 있거든요.”³


사랑받는 이미지를 추구하는 것과는 별개로, 실제 관계의 운영 방식은 훨씬 현실적이다.

한때는 ‘누구랑 제일 친하냐’가 중요했다. 같은 학교, 같은 나이, 비슷한 생활 주기가 자연스럽게 관계를 묶어주었다. 졸업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흐름이 비슷했기 때문에 굳이 애쓰지 않아도 관계는 유지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취직의 시기, 결혼의 선택, 출산 여부가 모두 달라졌다. 프리랜서와 직장인, 미혼과 기혼, 학부모와 비학부모가 한 세대 안에 공존한다. 공통의 화제를 찾기 어려워진 관계는 더 이상 자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인덱스 관계’다. ³ 목적 기반으로 형성된 여러 관계들에 필요에 따라 인덱스를 붙였다 떼듯 연결하는 방식. 깊은 정이나 오래된 인연을 무조건 유지하기보다, 지금의 나와 맞는 공통분모를 기준으로 관계를 선택한다. 나이보다 관심사, 의무보다 효용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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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더 '틀린 선택은 없어' 캠페인


틴더 광고의 “틀린 선택은 없어”라는 메시지도 이 흐름과 닿아 있다. 친구도, 연인도, 만남도 하나의 선택지다. 관계는 운명처럼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선택하고 조정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인식된다.


기능적 관계주의자는 차가운 사람이 아니다. 다만 관계를 감정에만 기대어 유지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연결하고, 상황이 달라지면 거리도 조정한다. 관계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구조를 설계하는 쪽에 가깝다.





추구미는 사랑둥이, 실제 관계는 기능주의


요즘 여성의 관계 기준은 단순히 따뜻하거나 차갑다고 설명되지 않는다. 사랑받는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실제 관계 운영은 훨씬 전략적이다. 가족과의 여행을 자랑하고, 밝은 에너지를 관리하면서도, 친구 관계는 목적에 따라 재편한다. 정서적 욕망과 현실적 계산이 동시에 작동한다. 사랑받고 싶어 하지만, 관계에 묶이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다정해 보이고 싶지만, 비효율적인 연결을 유지하지는 않는다.




지금까지 세 편의 에피소드를 통해 우리는 요즘 여성들의 선택 기준을 살펴보았다.


혼인과 소비 앞에서는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면서도 그 안에 작은 즐거움을 남겨두는 모습, 직장에서는 책임의 무게를 따지면서도 자신의 가치를 분명히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마음, 관계에서는 사랑받는 이미지를 추구하면서도 실제 연결은 효율적으로 설계하는 태도까지.


요즘 여성의 삶은 더 이상 하나의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다. 합리성과 감정, 계산과 욕망, 이미지와 구조가 동시에 작동한다.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책임을 계산하고, 관계를 설계한다. 그러나 그 안에서 감정과 욕망까지 지워버리지는 않는다. 이처럼 서로 다른 결이 공존하는 상태. 그것이 우리가 이번 연구를 통해 발견한 NEW WOMAN의 모습이다.



[각주]

1. 김난도 외, 『스물하나, 서른아홉 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 미래의창, 2023, p.33.

2. 위의 책, p.104.

3. 위의 책, p.97~102.


[참고문헌]

김난도 외, 『스물하나, 서른아홉 요즘 여성들이 쓰는 뉴노멀』, 미래의창, 2023.

※ 본 글은 해당 도서를 바탕으로 HER Lab의 관점에서 재구성·분석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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