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에게 10
쉼과 일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삶의 한가운데를 헤매는 중이다. 헤엄인 것 같기도 하고, 늪지대로 들어온 것 같기도 해. 아닌 척 온몸을 바닥으로 짓누르는 꿉꿉한 초여름 우기의 더위가 한창이다. sns 속 알고리즘은 자꾸만 부자가 되는 사고, 사고방식을 바꾸고 한 달에 1000만 원 벌어요, 같은 것들로 나를 보채고, 내 몸은 자꾸 침대로 나를 데려가. 손가락만 겨우겨우 움직이며 글을 써낸다. 그러다가 또 한 시간을 잠들고 나서야 정신을 차려. 오늘은 그래도 자길 잘했다 싶은 개운함으로 몸을 움직여 일터에 왔다.
뭘 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하루의 지속이 이만큼 생생한 적이 있던가? 캘린더를 채우고 몸을 움직이기야 한다만, 내 삶이 앞으로도 지금과 같을 거라면 참담해져. 이만큼 현재를 좋아하지 못하던 때가 있던가? 생경하고, 즐겁고 싶고, 조금은 외로워.
이런 톤의 글을 지속적으로 써내는 친구를 본 적이 있거든. 중학생 때 한창 블로그를 열심히 할 때였지. 살고 싶지 않다, 삶이 밉다,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 의 말들이 다른 모양으로 반복됐어. 그 친구의 블로그만 들어가면 나까지 침잠하는 기분이 들어서, 위로를 건네고 싶은 마음도, 아는 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았어. 학교에서 마주치면 살가운 말과 표정을 건넸지만, 그 이상의 깊은 대화는 내쪽에서 먼저 피한 거지. 그 친구는 무어가 그렇게 힘들었을까. 그럼 나는? 무엇이 그리 힘이 들까.
여행 같은 주말을 보냈어. 가보고 싶었던 바에도 갔고, 애인 덕에 얼결에 호캉스도 즐겼지. 짬을 내 호텔 헬스장에서 운동도 했고, 부럽지 않은 식사를 했어. 이렇게 누린 것들을 비축 삼아 평일을 부지런히 살아내야 할 텐데, 나는 왜 여독 핑계를, 날씨 핑계를 대가며 또 주말을 기다리는 걸까. 하반기를 다짐하며 차곡차곡 쌓아 올린 말들이 허공을 떠다녀. 얼마나 더 놀아야 정신을 차릴까? 놀 거면 좀 제대로 놀지 말이야. 으이구 답답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