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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집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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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tuco Oct 21. 2020

생활의 패턴

집 활용법

첫 번째 집의 활용법


우리는 모두 다른 공간에서 살고 있다. 나와 함께 사는 반려자 말고는 나와 같은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간도 생활 패턴도 좋아하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집안 정리법이나 청소하는 법과 같은 일을 이것이 답이라며 내는 책들에 대해서는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지만, 개개인에 따라서는 별 도움이 안 되거나, 하고 싶은 생각이 안 생기거나, 생활 방식과 달라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혹은, 보여지는 깨끗한 이미지가 단순히 "아 부럽다 나도 저렇게 해볼까" 하는 자극만 줄 뿐 책을 덮고 현실로 돌아오면 막상 실행이 쉽지 않다. 의지 문제도 있지만 책을 덮고 집을 돌아보면 자신의 집은 잡지에 나오는 집과는 크기도 다를뿐더러 가족수도 가족들의 생활방식도 모두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옷장을 떠올려 보자. 잘 정리되어 있는 옷장을 보면 나도 저런 옷장을 만들고 싶어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런 옷장의 사진들은 대부분 옷들이 단색이거나 단색이 아니라면 색깔별로 정리했다거나  혹은 길이 별로 정돈되어있기 때문에 사진으로 보면 더 깔끔한 느낌이 즐 수 있다. 물론 색깔과 길이별로 정리하는 것은 물건을 정리하는 기본 기술이며 깨끗이 보이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소유한 물건을 보면 언 듯 시작하기가 쉽지 않게 된다. 

또한, 인테리어 된 이미지를 보면 "저런 옷장이면 나도 정리할 수 있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고, 난 다른 건 다 버려도 옷은 많은 편이 좋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물건의 가짓수를 줄이는 것이 미니멀의 기본이라지만 거대한 드레스룸을 가진 사람은 그만큼의 물건을 가져도 공간이 충분히 미니멀해 보이기도 하고 반면 집이 좁으면 아무리 버려도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만족감을 얻을 수 없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은 내가 집에서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분명히 알고 각자의 활용법을 만들어 보면 자신만의 집 활용도가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선 살고 있는 장소에서 각자 내가 하고 싶은 것과 지금 집이기에 할 수 있는 것을 간단히 정리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러 번의 이사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공간을 더 많이 이용하고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나의 동선이 어떻게 되는지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우선 아침에 일어나면 주방으로 나가 물을 마시고 커피부터 찾는다. 원두를 갈면서 나는 향기가 참을 수 없어 눈을 뜨면 커피부터 찾게 된다. 큰 컵에 물을 따라서 마시고, 원두가 담긴 병을 열면 확 하는 풍기는 커피 향 그 덕에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즐거 울 수 있다면, 내 일과에는 작지만 큰 부분이 될 수 있다.

첫 번째 동선-주방에서,

나의 서울의 집에서 첫 번째 집의 주방은 기본적인 기능만을 위한 작은 주방이었으며, 요리에 취미가 생긴 후로는 주방이 조금 중심에 있는 두 번째 집을 선택했으며 주방에서 보통의 요리보다 커피와 빵 등 아침시간에 이용 빈도가 많았으므로 세 번째 집을 설계할 때는 그런 부분을 생각하고 주방을 만들게 되었다. 

DaaM 담집의 주방

활용법 1

-커피 마시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카페

개화기 이후 새로운 역사에 쓰일만한 커피 개화기 시대를 바야흐로 맞이하고 있는 것 같다. 처음의 커피는 쓴맛이 나는 검은 물일 뿐 라테, 카푸치노, 시그니처 라테 등의 다양함이 없었고, 블랙커피도 지금과 같이 다양한 향기가 있고 과일맛이 나고 산미와 단맛이 강조된 혹은 쓴맛이 도 드러지는 등의 표현을 쓰는 커피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금 지나서는 맛있는 커피와 맛없는 커피 정도 랄까? 하지만 요즘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커피와 카페가 존재하게 되었다. 스타벅스뿐이던 카페의 브랜드는 세계 각지에서 브랜드가 들어오면서 다양성이 생기게 되고, 개인이 운영하는 다양한 분위기와 맛의 카페들이 생기면서, 여러 사람의 취향과 욕구를 채워주고 있다. 단순히 유행에 따르는 장소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개성 있는 카페들도 생겨나게 되었다. 혹시 자신이 사는 동네에 취향과 맞는 카페가 있는 사람은 그야말로 ‘야호’하고 만세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파악한 사람은 집에서 카페 생활을 즐길 수도 있을 것이다. 독립 후 서울에서만 5번의 집을 옮기는 동안, 3번째 집에서 취향을 만들게 되었고, 이후 4번째 집부터 취향에 대한 정돈된 생활이 시작되었으며, 집에서 마시는 드립 커피도 즐기게 되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집에서 마시는 커피 생활을 한 지 6년이 되어간다. 맛있는 커피콩은 주변 카페에서 공급받고 있지만, 어떤 분위기에서 마실지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려 있었다. 향과 소리 온도 등 오감도 중요하기에 집은 나무 소재를 많이 사용하였고, 그에 어울리는 가끔 피우는 향으로 지금의 분위기를 갖추었다. 나의 커피 마시는 시간은 주로 아침시간인데 햇볕이 드는 아침, 거실의 고요한 분위기에서 거실 밖 풍경을 바라보며 콩을 갈면, 커피 향이 자연스레 일어나며 하루의 시작을 풍성하게 해 준다. 나의 커피 취향은 브라질에서 시작하여 에티오피아로 지금은 코스타리카를 주로 마시게 되었지만, 가끔 다른 종류의 원두도 또한 각 가게의 특색 있는 원두들을  마시기도 한다. 

새벽 혹은 이른 아침의 커피

커피를 마실 때 보통은 조용한 상태에 창밖의 소리를 자연스레 듣거나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음악도 좋아해서 70년 이전 재즈 명반들과 2000년대 일본의 재즈풍 음반도 즐겨 듣는다. 거창해 보이지만, 단순이 아침에 눈을 뜨고 소장하고 있는 음반을 틀고 자신만의 커피 테이블로 가서 콩을 갈고 그동안 좋아하는 주전자에 물을 담아 물을 끓이는 것이 아침의 시작이다.


나에게는 딱인 작은 드립포트

-사용 기구

커피를 내리는 대는 많은 것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드리퍼/커피서버/커피필터/커피밀/그리고 드립 주전자 등이 필요하다. 전문적으로 계량기 온도계 등을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혹은 처음은 간단히 시작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처음부터 의욕에 사서 모든 도구를 장만하기보다는 관심을 가지고 보면서 자신에 맞는 도구를 하나하나 장만하는 것도 즐거움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구매 후 후회도 안 할 수 있게 되니까 말이다. 적당한 드리퍼를 이용하여 커피를 내리고 그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취향에 맞는 드리퍼도 드립용 주전자도 찾게 될 것이며, 그러면 아침에 커피를 내리는 일이 더욱 즐거워지게 될 것이다. 내가 찾은 드립포트는 수년 전 구입한 나무 손잡이로 된 핸드 드리퍼에 드립용 주전자는 일본 여행 갔을 때 구입했던 작은 차 주전자 같은 타입의 가벼운 주전자이다. 손잡이와 뚜껑의 헤드 부분이 에쉬 나무로 되어있어 쓸수록 그 부분이 자연스러운 광택이 나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다.  우리는 대게 두명만 커피를 마심으로 산 물건들은 다 2인용 제품이며, 그에 따라 드립용 주전자도 작은 편에 속하는 걸 쓰게 되었다. 짐도 안되고, 가볍게 쓰기 편하며, 작지만 주전자 입구는 제대로 되어있어 물줄기가 가늘고 고르게 나오는 편임으로 커피도 맛있게 내려지고 있는 것 같다. 커피콩은 처음엔 애초에 카페에서 원두를 갈아왔지만, 신선한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밀을 구입하게 되면서 원두 자체로 구입 후 마시기 전에 가는 방식으로 바꾸어왔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원두를 가는 순간의 향기가 좋아서 그 방법은 지금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서랍 속 정리된 컵들

그리고 커피 컵. 컵은 다른 영역보다 훨씬 고민이 많이 된다. 단순히 기능과 기능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을 찾으면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에도 정말 다양한 디자인을 만나게 되는 일이 잦고 가격도 대게는 부담스럽지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자신만의 카페를 만들자 하고 자제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수집이 되어버린 컵들을 잔뜩 마주하게 될 것이다. 거기다 세트로 구입해 버리면 더욱 감당이 안되게 될지도 모른다.

낡았지만 좋아하는 컵

나에겐 아침에 일이 많을 때 쓰는 한 번에 많은 용량이 담기는 큰 머그컵 1개

라테를 마실 수 있는 심플한 커피잔 2개, 같은 디자인의 작은 사이즈 커피잔 2개

그리고 기분 따라 골라 쓰는 여러 마켓에서 구입한 다양한 빈티지 잔이 4개가 있다. 많은 컵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컵 구매 시 고민을 정말 많이 해서 구입하긴 하지만, 그래도 구입 후 가끔 더 마음에 드는 컵이 나타나면 사고 싶어 주저하기도 한다. 정말 단 하나밖에 없는 상품이 아니고는 당장 구매하지는 않고 여러 번 고민 끝에 구입하거나 여행 중 벼룩시장들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컵을 발견하면, 나의 경우는 그 컵을 구매하게 된다면 컵을 두는 서랍에서 다른 컵 하나를 정리하여 수납의 용량을 유지하려 한다. 보통 컵들은 후배에게 가는 경우가 많다. 주방의 작은 부분이지만 커피 마시는 아침 일과부터 시작하면 여기까지가 주방의 아침 혹은 새벽 사용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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