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레이드와 나이트 쇼
해가 뉘엿뉘엿 지고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면 홍콩 디즈니랜드의 진짜 주인공, '20주년의 밤'이 시작된다. 낮 동안의 열기가 식어갈 무렵, 사람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캐슬 오브 매지컬 드림' 앞으로 모여든다. 이제 곧, 우리가 이곳에 온 진짜 이유인 20주년 한정 쇼들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홍콩 디즈니랜드 20주년을 맞아 새롭게 단장한 퍼레이드는 이전보다 훨씬 화려하고 에너지가 넘친다. 그간 홍콩 디즈니는 별다른 퍼레이드가 없었고, 있다해도 너무 소규모라 방문객들의 실망어린 후기가 줄을 이었다. 하지만 2025년 6월, 20주년을 맞으면서 새로운 퍼레이드 “프렌타스틱”을 선보였고, 디즈니의 신/구 캐릭터를 고루고루 모아 보여주기에 엄마도, 아이도 모두 즐겁다.
프렌타스틱 퍼레이드에서는 보라색 계열의 20주년 기념의상을 입은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다. "우정은 영원하다"는 테마에 맞춰 신나는 20주년 테마곡에 맞춰 디즈니의 주요한 캐릭터들이 퍼레이드 카를 타고 나온다. 캐릭터들이 눈앞에서 직접 인사를 건네는 디즈니 특유의 밀착형 퍼레이드 덕분에 내가 축제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성수기/비성수기에 따라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저녁 8시 30분(계절별 상이), 성 전체가 거대한 캔버스로 변한다. 20주년을 맞아 더욱 정교해진 <모멘터스>는 단순한 쇼를 넘어선 예술이다. 디즈니 캐릭터들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사랑하고, 시련을 겪는 인생의 여정을 빛과 물, 불꽃, 그리고 심금을 울리는 음악으로 그려낸다.
<라이온 킹>의 심바가 어른이 되고, <코코>의 미구엘이 가족을 기억하며, <겨울왕국>의 엘사가 자신을 찾을 때, 성 위로 화려한 불꽃이 터진다. 20주년의 감동이 더해진 이 쇼를 보고 있으면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진다. 아이는 밤하늘의 불꽃에 감탄하고, 어른은 그 속에 담긴 '인생'이라는 메시지에 위로받는다. 게다가 최근 20주년 시즌에는 모멘터스 전후로 특별한 드론 쇼가 추가되었다. 수많은 드론이 밤하늘에 20주년 로고와 피터팬, 팅커벨을 그려내는 광경은 오직 지금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덤으로 얻는 행운이다.
대기 전략 1: 명당(성 정면 화단 앞)을 차지하려면 최소 1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아이가 힘들어한다면 욕심을 버리자. 메인 스트리트 USA 어디에서든 성의 프로젝션 맵핑과 불꽃은 충분히 아름답게 보인다. 30분 전쯤 도착해 간식을 먹으며 기다리는 것이 시골쥐만의 꿀팁!
대기 전략 2: 모멘터스는 디즈니 성에 맵핑 프로젝트를 보여주는데, 동시에 성 앞쪽 분수를 워터 스크린 삼아 영상 쇼를 보여준다. 문제는 이 분수는 정말 앞쪽에서만 보인다는 점이다. 성과 분수 두 가지를 다 놓치기 싫다면, 유료인 “모멘터스 패키지”도 한 번 고려해볼만 하다. 모멘터스 패키지는, 미스틱 매너 옆에 있는 익스플로러 레스토랑의 저녁 세미부페와 모멘터스 지정석이 한 데 묶인 패키지이다. 성인 10만원, 아동 7만원의 녹록치 않은 가격이긴 하지만, 이곳은 디즈니. 햄버거 세트도 3만원 하는 곳이니 디즈니 물가를 감안하면 어이없는 가격은 아니다. 이 모멘터스 패키지의 장점은, 모멘터스를 대기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 있다. 홍콩 디즈니 파크는 오후 6시부터 어트랙션 줄이 한가해지는데, 사람들이 모멘터스 자리를 잡기 위해 성 앞에 기다리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패키지를 구매했다면, 여유롭게 한가한 파크를 즐기며 야경이 아름다운 아렌델과 토이스토리에 사진을 남긴 후 익스플로러스 레스토랑에 가 든든히 저녁을 먹고 모멘터스 20분쯤 전에만 도착하면 맨 앞의 지정공간에서 쇼를 관람할 수 있다.
대기 전략 3: 20주년 기념 드론쇼가 추가 되기 전까지만 해도, 위에서 언급한 모멘터스 패키지가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치가 충분했었다. 그런데 드론쇼가 생기며, 맨 앞줄의 유료 관람석에 문제가 생겼다. 너무 앞이다보니, 디즈니 성이 드론을 가리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었다. 드론 쇼를 제대로 보려면 메인스트리트 중반부 뒤로 가는게 좋다. 분수쇼와 드론쇼 둘 중 하나를 골라야 하게 된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분수쇼를 포기하면 비싼 패키지 사지 않고 멀찌감치 뒤쪽에서 모멘터스를 관람하고 빨리 퇴장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나쁘지 않은 전략이다.
시골쥐의 팁: 퇴장 전쟁 피하기 쇼가 끝나자마자 지하철역(MTR)으로 달리면 지옥철을 경험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기차역 부근의 메인스트리트 끝자락에서 관람한게 아니라면, 차라리 메인 스트리트 상점에서 20주년 한정 굿즈를 구경하며 인파가 빠지길 기다리세요. (물론 상점 안에도 발디딜 틈 없이 북새통이긴 합니다) 혹은 아이스크림 하나 사서 따뜻한 홍콩의 밤, 불켜져 예쁜 메인스트리트를 즐겨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밤의 디즈니 거리는 조명이 켜져 사진 찍기도 훨씬 예쁘고 여유롭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