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천만원 연봉 받는 디자이너

2) 소기업에 입사한 시체 직장인

by 다온

친동생의 말을 빌자면 소기업에 입사한 나는 시체였다. 쇼핑몰 디자이너로 취직을 했고 노동력 착취 수준이었는데 오전 9시 출근, 오후 11시 퇴근이 다반사였고 주 6일 근무를 했었다. 막차를 타고 집에 간 일은 수도 없이 많았다. 주 4일 근무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지금과는 너무 달랐다. 첫 소기업은 당연하게 초과 연장 근무에 대한 수당도 없었다. 매일 야근하는데 오후 8시 반에 퇴근 했다며 다음날 혼난 일까지 있었다. 디자이너는 단 두명 뿐이었는데 나보다 먼저 들어온 디자이너는 회사가 조금 어려웠을 무렵 내보내고 나만 남겨졌다.


그러나 어려서 육체적으로 어느 정도가 한계인지도 몰랐기 때문에 시키면 시키는대로 열심히 일했던 것 같다. 집에 시체가 되어 누워 있으면 내 동생이 다가와 머리에 안마도 해줬는데 그제야 잠들 수 있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동생에게 고맙다.


그러나 이렇게 일해도 100만원도 못 받고 일했던 수습기간이 6개월이나 되었다. 그런데 그 때의 나는 우습게도 일하는 게 재미있었다. 내가 배웠던 포토샵으로 돈도 벌고, 일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렇게 직장 생활을 하게 된 이유는 당연히 돈도 있지만 일이 너무 재미있었던 이유도 있었다. 온라인 쇼핑몰 창업이 하고 싶었는데 돈도 벌면서 일도 배우고 업무도 재미있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일을 해도 불만이 없었던 것 같다. 지금 와서 보면 그렇게 몸이 부서져랴 일하는 걸 권하고 싶지 않지만 당시에 나는 신기할정도로 재미있게 일했다.


그러나 6개월 지난 뒤 주 6일 일한 내 월급은 100만원 조금 넘는 금액이었다. 4대 보험 떼고 110만원도 안되는 금액이었다. 지금 취업생들이 보면 기함할 금액이 아닐까. 지금 알바생도 저 금액을 받고 일하진 않을 테니.



작가의 이전글7천만원 연봉 받는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