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From. Belgium

by 김시언

나를 가꾸지 않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순항훈련 초반 대서양을 건너기 전만 해도 꾸미는 것에 큰 관심이 없었다. 옷도 친구가 입으란 대로 입었고 운동과 척을 지던 시기라 나의 피지컬은 볼품없었는데, 어깨는 좁고 볼살은 빵빵해서 거울을 볼 때마다 막대사탕이 연상됐다. 지금에야 웃으면서 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선임 중 한 명은 나에게 '볶음용 멸치'라고 부르기도 했다.


과거의 나는 '나는 지금의 내 모습에 만족해',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해'라며 안주했다. 이는 매우 허무주의적인 생각인데, 노력의 중요성과 도전에 대한 가치를 무의미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연히 나의 삶에 '발전'은 존재하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질적인 차이에 대한 생각을 거부했기 때문에 단점을 보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분명 혼자의 힘으로는 이러한 사고를 떨쳐버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감사하게도 함께 배를 탔던 동료 중 대다수가 자기 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이었는데, 함께 생활하다 보니 그들의 생활패턴이 자연스럽게 내 생활로 스며들었다.


아침밥은 무조건 챙겨 먹고 운동은 매일 했으며, 쉬는 시간에는 웬만하면 책(주로 소설책)을 읽었다. 운동은 요일마다 부위를 정해서 나름 체계적으로 했는데, 가끔 UDT분들이 자세교정을 도와주셔서 운동에 더 많은 흥미를 갖게 되었다. 과거의 나라면 상상도 못 했을 생활패턴이었다.


항해 기간 동안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가장 먼저 신체적인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는데, 콤플렉스였던 볼살이 줄어들었고 어깨도 약간 넓어졌다. 드라마틱한 효과를 본 것은 아니지만 몸의 미세한 변화는 바닥이었던 자존감을 높이는 데 충분했다.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터득했다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운동뿐만이 아니라 여러 분야에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기를 반복했다.


작은 변화를 경험한 이후 자존감이 높아진 나는 여행에서 사진 찍히는 것에 부담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매우 사소한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평소 사진 찍히는 것을 두려워했던 나에게는 매우 커다란 변화였다. 때문에 벨기에에서 찍은 사진들을 특히 좋아한다. 마치 커다란 전환점에 세워놓은 이정표 같다.


그때의 분투하던 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내가 존재할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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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배는 안트워프 항구에 정박했다. 하지만 수도 브뤼셀로 가는 것이 이번 여행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브뤼셀로 향했다. 사진으로 봐도 알 수 있듯이 안트워프의 기차역은 미술관처럼 아름다운 구조로 형성되어있다.


이곳에서 찍은 사진이 오늘 주제로 다루었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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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상 짧은 시간 머물렀지만 최대한 벨기에 하면 떠오르는 모든 것을 경험하려고 노력했다.


오줌 싸는 소년 동상은 생각보다 많이 작았고, 벨기에 와플은 살면서 처음 먹어보는 달콤함이었다. 특히 와플 사이에 알알히 박혀있는 설탕은 매우 인상 깊었다. 경비가 좀 남아서 푸아그라와 트러플로 만든 요리도 먹어보았는데, 맛이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리 인상 깊지 않았던 모양이다.


벨기에의 건물들은 옛 모습 그대로 보존이 잘되어있다. 저녁에는 마치 동화 속에 온듯한? 기분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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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일정에 쫓기듯이 움직여서 사진을 많이 못 찍은 것이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사진을 많이 찍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