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시언 Sep 20. 2023

홀로

From. USA

'외로움에 익숙해졌다.'라는 말은 거짓말이다.


어릴 적부터 우리는 '홀로서기'라는 단어에 집중하도록 교육받아왔다. 개인적으로 초, 중, 고등학교를 지나 대학교의 모든 과정이 결국 '홀로서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회적으로는 나만의 꿈을 찾는 것이 궁극적인 인생의 목표라고 하고, 문화적으로는 부모님과 떨어져 분화되는 것이 건강한 가정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나 또한 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분명 나의 길을 찾고 구축하는 것이 내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하며, 부모님과 정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분화되는 것이 가족상담학적으로 건강한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해소되지 않는 것은 '과연 혼자가 되는 것이 행복할까?'라는 질문이다.


최근 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가 되는 연습을 한답시고 일이 아닌 모든 인간관계를 멈춘 적이 있다. 솔직히 인간관계가 버거웠고 억지로 웃는 나의 모습에 지쳤었다.


그러나 점점 나 자신을 동굴 속으로 몰아넣으며, 일에만 열중했고 비로소 홀로 설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모든 것이 무너졌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앞으로도 나는 홀로 설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비관적인 의미가 아닌 말 그대로 이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나를 위로해 주는 것도 타인이었고 어두운 방 안에 양초 하나 전해준 것도 타인이었다.


그래서 홀로서기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봤다. '이 단어는 도대체 왜 만들어졌을까?'라고 말이다.


내가 말하는 것이 정답은 아니겠지만, 홀로서기라는 단어는 어쩌면, '세상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다.'를 각인시키며, 그 이상의 무언가를 알리기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최소한 인간의 정신과 몸으로는 홀로 살 수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