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사는 동네 / 이경덕]
그곳은 해변가
갈매기 짝을 이루고
고고 구구 사랑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동네입니다.
멀리 파도가
친구가 되어
처얼썩 철석 자장가를
불러 주는 동네입니다.
봄이면 해당화, 진달래, 철쭉
붉게 물들고
새들도 짝을 찾아
나뭇가지, 풀숲에서 사랑 노래
꽃피우는 동네입니다.
여름에는
나와 내 동생 오디에
입이 빨갛게 물들고,
물고기 배에
가득한 생선 싣고 돌아오는 할아버지의 미소가 가득
아기자기 행복한 삶을
꾸리는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가을에는
감, 대추, 밤 주렁주렁
나를 보세요.
말 걸어 주세요.
겨우내 먹거리 풍족한
부자가 되는 동네입니다.
겨울에는
눈 내려 수고했다
포근한 백설을 덮어주는
하얀 천사들이 사는
살기 좋고
꿈속에도 가보고 싶은
조잘조잘
그리운 동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