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프롭테크 기업들 모아보기
다방에 입사한 뒤 새롭게 알게 된 것 중 하나가 ‘프롭테크’였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이 결합된 용어로, 부동산에 IT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말한다. 흔히 다방과 같은 부동산 정보 플랫폼을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프롭테크의 영역은 ▲중개·임대 ▲부동산 관리 ▲프로젝트 개발 ▲투자·자금조달 등 다양하다. 해외와 달리 국내 프롭테크는 여전히 중개·임대 영역에 한정돼 있어 아직 ‘걸음마 단계’로 불리곤 한다. 프롭테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해외 프롭테크 기업들을 아는 게 많은 도움이 된다. 오늘은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프롭테크 리딩 기업들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한다.
프롭테크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미국의 ‘질로우’는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하다. 질로우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등을 이용해 주택 예측 가격을 실시간으로 사용자들에게 제공하는 회사로, 지난 2006년 설립된 이후 빠르게 성장해 지금은 미국을 대표하는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난 2016년 기준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은 37%에 달하며 월 1억 8000만 명의 사용자가 질로우를 통해 집을 구하고 있다.
미국은 지역이 광범위하고, 같은 지역 안이더라도 주택의 규모, 형태 등에 따라 주택가격이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주택의 적정가격은 부동산 수요자들의 최대 관심사이다. 질로우는 바로 이 문제를 쉽고 간편하게 해결해준다.
미국에 거주할 집을 찾는다고 가정해보자. 관심 있는 매물이 생겼다면 질로우에 주소를 검색해 주택 내부 사진을 좀 더 천천히 둘러볼 수 있고 적정 매매 및 임대 가격, 부동산 거래 내역, 인근 학교들의 평점 등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다. 일부 매물에는 3차원 소개 동영상이 첨부돼 있어 보다 더 자세히 살펴볼 수도 있다. 집을 구하려는 마을, 희망하는 가격 등을 미리 설정해두면 이메일로 추천매물의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실제로 질로우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면 지도로 방을 보여준다는 점, 방의 사진과 옵션을 보여준다는 점 등이 다방과 매우 흡사해 보였다. 다른 점은 다양한 비즈니스모델이다. 질로우는 부동산 중개인의 광고 수익 외에도 임대업체, 건설업체, 기타 광고주들 중 다방면에서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다.
다음은 미국 대표 부동산 공유 플랫폼으로, 국내에도 8개 지점을 가지고 있는 ‘위워크’다. 위워크의 비즈니스모델은 주요 도시의 핵심 빌딩을 임대한 다음 고객의 니즈에 맞춰 재임대하는 것으로, 2020년 기준 37개국, 140개 도시에 진출해 740개 지점망을 운영하고 있다. 주고객군은 공유 오피스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 스타트업 기업들이다.
위워크가 주목한 것은 밀레니얼 세대들의 업무 방식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는 새로운 업무공간을 원한다. 또한 본인의 업무 스타일에 맞게 업무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하기를 추구한다. 이에 위워크는 빅데이터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최적화된 사무공간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회의실의 사용 빈도를 예측해 효율적인 공간을 설계하고, 사무공간 디자인에 입주기업 간 커뮤니케이션, 협업이 가능한 공간을 미리 반영해 설계한다. 이를 통해 위워크는 현재 66만 2천 명 이상의 멤버들에게 공간과 커뮤니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오피스 플랫폼으로 성장해 있다.
프로젝트 개발로서는 독일계 미국 건설기업인 홀로빌더(Holo Builder)가 주목받고 있다. 홀로빌더는 2016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을 360도 입체 여상으로 전환해준다. 세계 상위 100개 건설사 중 59%가 이미 홀로빌더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이미 기술력을 입증받은 기업이다. 건설사들은 홀로빌더가 제공하는 증강현실을 통해 건설현장의 진행상황을 파악하고, 향후 건축의 진행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
홀로빌더의 증강현실 구현에는 로봇 강아지가 활용된다. 카메라가 내장된 로봇 강아지는 건설현장의 내부 구조를 찍고 증강현실 소프트웨어를 통해 3D로 조면을 이어 붙인다. 360도 동영상에는 철근의 크기, 간격, 번호, 전기 등 전반적인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 기술을 통해 건설사들은 대규모 건설 현장을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고 이미지 관련 작업 시간을 5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국내도 프롭테크 서비스 활성화를 위해 분주하다. 다방은 내년에 선보일 전자계약 서비스에 모든 부서가 힘을 모으고 있다. 지금은 다방에서 방을 보는데 그치고 있지만 향후에는 다방에서 방을 본 뒤 간단하게 몇 번의 서명만으로 계약까지 진행할 수 있도록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다방의 전자계약 서비스에 대해서는 서비스 론칭 시점에 한 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