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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Nov 23. 2015

안 바쁜 말투

"야 2배속으로 말해줄래??? 왜 자꾸 0.5배속으로 말하는 거야!!"

2015.03.19


오늘 낮에, 오랜만에 대학 친구 녀석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반가운 마음으로 전화를 받는데,

어쩐일인지 나에게


 "바빠?" "뭐해?" 

하고 묻는 녀석의 말투가 꽤나 바쁜 것 같아


"나는 안 바빠, 혹시 네가 바빠?"


물으니, 안 바쁘단다.


내가 말했다.

"그런데 니 말하는 게 왜 이리 바빠..?"


녀석이 말했다.

"그럼 니 말하는 건 왜 이리 안 바빠? 야, 도시 사람들은 원래 이렇게 말해"


계속 '안 바쁘게' 말하는 나에게 녀석이 참다 못해 소리쳤다.


"야 2배속으로 말해줄래??? 왜 자꾸 0.5배속으로 말하는 거야!!"


아! 맞아. 녀석은 몇 년 전 어느 날, 같이 영화를 보러 가던 때에도 내 걸음걸이가 느리다며 투덜투덜 성큼성큼 한참을 먼저 앞서가던 녀석이었지..


음.. 그래, 그래서 내가 제주에 사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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