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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May 08. 2016

꽃그림으로 불어넣는 생명 에너지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꽃그림 그리기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7.18 1.5인용 의자 등판 그림 / 7.19-20 귤 꽃 풀 평화문 / 7.25 하이다 꽃그림)


  내가 없는 사이에 J가 만들어 놓은 1.5인용 의자! 예전에 팔레트를 주워다 만들어 쓰던 선반과 안채 철거할 때 나온 여러 가지 나무들을 이용해서 1.5인용 의자를 만들어 놓았다. (사실 바짝 붙어 앉으면 J와 함께 앉을 수 있으니 사이가 가까운 2인용 의자라고 할까?) 2명이 딱 달라붙으면 충분히 앉을 수 있는 너비이다. 하하 육지에서 돌아온 나는 이 귀여운 의자를 보고 '좋긴 좋은데.. 뭔가 허전해..' 생각했다. 그리고는 의자의 등판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분명 낮에 시작했는데, 그리다 보니 해가 졌고, 달이 두둥실 떠올랐다. 달빛 아래에서 야간작업을 했다.

 다음 날 의자 팔과 다리에도 진하게 스테인으로 칠해주어 완성된 의자!






 안채 보일러실 문에 그린 귤 꽃 평화이다. 안채를 조금 떨어진 거리에서 보자니 뭔가 밋밋하고, 생동감이 부족해 보였다. 그래서 위에 그린 1.5인용 의자를 앞에 놓아보았는데,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 그래서 시작한 보일러실 문 위의 그림. 간단해 보이지만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제주의 상징인 귤! 미깡! 을 중심으로 한 peace 그림이 완성되었다. 







  또 다른 해가 쨍한 어느 날, 나는 또다시 붓을 잡았다. 파이프로 달아준 물받이는 결국 짙고 어두운 갈색(고동에 가까운)으로 칠했다. 그러고 나니 또똣한 느낌이 영 부족하다. 그래서 하이다 (처마 아래)에 그림을 그려보기로 했다. 하필 그 날은 더웠고, 해가 쨍쨍 났다. 나는 엄마에게서 빼앗아(?) 온 모자를 쓰고 열심히 그렸다. 하지만 뜨거운 햇살은 피할 수 없었다. 금방 끝날 것 같던 그림 작업은 생각보다 무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장장 8시간에 걸쳐 하이다에 꽃 그림을 완성시켰다. 뒷목과 어깨가 어찌나 아프던지...

다 그려놓고 보니, 뒤에 귤과 꽃과 풀로 그려진 평화의 문과 꽤나 잘 어울린다. 

빨강의 꽃은 꼭 겨울이면 제주 곳곳에 흐드러지게 피는 붉은 동백꽃을 닮았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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