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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May 08. 2016

백 년 된 집이 새집 같아 보이던 날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창틀 몰딩, 현관 교체, 외벽 페인팅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7.9-10 각종 창틀, 문틀 몰딩 / 7.13 안채 현관문 교체 / 7.15 안채 외벽 페인팅)




 사람들은 흔히들 집에 창을 낸다고 하면 창구멍을 내어 거기에 창을 끼워 넣으면 완성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예전의 나는 그랬다. 하지만 실제로 창을 주문해 손수 시공할 자리를 손보고, 시공하는 것을 거들면서 보니.. 손이 가는 데가 참 많기도 한 것이다. 창구멍과 새로 맞춘 창이 딱 맞아떨어지는 일은 거의 없을뿐더러 혹여 맞아떨어질 듯 보인다고 해도 틈은 분명히 존재한다. 그런 자그마한 구멍으로 개미 녀석들은 줄기차게 드나들 것이다. 하물며 바람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틈 사이로도 힘차게 비집고 들어온다. 이러한 이유로 창틀 주위에 나무로 몰딩을 쭉 돌리고, 틈마다 실리콘 처리를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겨울철 웃풍이 들지 않도록 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몰딩작업은 우선, 길이에 맞게 재단하고 얇게 켠 나무들을 스테인으로 칠하고, 창틀에 끼워 넣어 풀칠을 한다. 그리고 타카로 박아주면 되는데 이후에 사포질과 바니쉬칠을 각각 두 번 이상 해주어야 한다. 나무로 몰딩을 다 돌린 후에는 창틀과 나무 몰딩 사이에 또 실리콘 작업을 해야 한다. 아무리 나무로 틈을 막았다고 해도 우리 눈에는 보이지도 않는 작은 틈으로 겨울철 차디찬 바람은 비집고 들어오기 마련이다. 따뜻한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안채 현관문 교체의 날. 원래 현관은 알루미늄 샤시이다.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으면 참 좋았겠지만.. 아무래도 삐그덕거리고, 겨울에 너무 추울 것 같아 하이샤시로 교체하기로 했다. 

원래의 알루미늄 샤시의 안채 현관문. 
새로 주문한 샤시를 시공하기 위해 알루미늄 샤시를 떼어내고 준비. 그대로 통창을 내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방충망도 맞출겸.. 유리삼춘께 부탁드려서 시공을 도와주셨다.


문틀을 설치하고, 문짝을 하나씩 끼워 넣으면 완성이다. 

 문을 바꿔놓고 나니 어찌나 어색하던지.. 우리 집이 아닌 것만 같고, 100년 가까이 된 이 집이 갑자기 새집 같아 보였다.



 

 그래도 예전 문보다 창이 더 넓어져서 밖이 환하게 잘 보여 좋다. 남향의 집이어서 볕이 참 들 것이다. 겨울엔 좀 더 또똣하겠지??


문틀과 벽사이 틈을 시멘으로 사춤한다. 








 이틀 후, 시멘트 사춤 한 틈이 마른 후에 외벽 페인팅 작업을 했다. 색은 옆에 붙어있는 남자 다인실 건물을 칠할 때 만들었던 색으로 통일하기로 했다. 사실 한참 무슨 색으로 칠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었는데, 옆집 할망이 창고랑 같은 색으로, 잠자는 곳끼리 같은 색으로 하라고 하셔서 그렇게 결정했다. 그리고 하이다는 푸른색으로 조색하여 칠했다. 


따란! 파이프 물받이만 남겨두고 외벽 페인팅 작업을 완료했다. 와. 정말 100년 된 집이 새집 같아 보이는 순간이었다. 









Instagram : mendolong_hostel

Blog : http://blog.naver.com/dab_e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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