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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Apr 30. 2016

하늘빛의 작은 샤워실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화장실, 샤워실 타일 작업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6.25-27 타일 작업 / 7.12-14 타일 줄눈 작업)



 화장실과 샤워실 벽에 타일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타일은 바깥채(우리 살림집) 샤워실 할 때 조금 붙여보긴 했는데,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집 시공할 때는 큼지막한 타일로 했고, 아래 부분 절반만 했는데.. 이번에는 자그마한 타일로 벽 전체를 다 붙여야 한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가장 먼저, 바깥 샤워실부터 시작했다. 평평한 면에는 타일본드를 이용해서 붙이고, 울퉁불퉁한 면에는 압착용 시멘트를 이용해서 부착하면 된다. 


 이런 식으로 넓게 펴 바른 다음 타일을 한 장 한 장 붙인다. 수직 수평을 맞춰 선을 하나 그어놓고 하면 편하다. (보통 레이저 수평을 띄워놓고 하지만, 장비가 없으면 선을 그으면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줄눈 간격은 보통 타일 작업 시에 쓰는 것을 사지 않고, 남는 장판을 잘라 이용했다. (우리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다..) 바닥 타일 시공을 할 때는 경사면을 잘 잡아서 배수구로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줄눈 작업은 백시멘트를 개어서 타일 사이사이 틈에 넣어주고 스펀지로 닦아낸다. 



바깥 샤워실의 타일 작업 완성. 바닥이 잘 닦이지 않아 희끗희끗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바깥 화장실 타일 작업이다. 이곳은 샤워를 하는 공간이 아니므로 물이 사방으로 튈 일이 없어 아래 부분만 타일을 붙이기로 했다. 마름모 모양으로 타일을 시공하기 위해 크기와 모양을 맞춰야 해서 J가 일일이 그라인더로 타일을 잘랐다. ( 타일 커터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고 한다. 우리는 늘 사서 고생이다.) 벽면에 작업을 마치고, 바닥 작업을 할 때는 세탁기 놓을 자리의 수평과 물이 잘 빠지도록 구배를 잘 잡아서 작업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타일을 붙인 뒤 며칠 후 완전히 굳은 다음에 줄눈 작업을 한다. 







 마지막으로 안채 샤워실 타일 작업이다. 내가 직접 고른 하늘빛의 타일로 했는데, 색이 어찌나 예쁘던지 타일 한 장 한 장 조금씩 다른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다. 벽면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압착 시멘트를 발라서 붙여주었다. J는 앞치마를 두르고, 방진마스크를 쓰고 타일을 하나하나 크기와 모양에 맞게 잘라왔다. (J가 제일 싫어하는 작업 중 하나였다.) 


 

타일 작업을 하면서 J와 얘기하길 왜 업자들이 크디큰 타일만을 선호하고, 추천하는지.. 되도록 하얀 타일을 쓰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작은 타일로 시공한다면 시공비를 더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타일을 공들여 하나하나 붙여놓고, 며칠 후 죽눈 작업을 해야 한다. 타일이 작을수록 채워야 하는 줄눈도 많아진다. 이 수많은 줄눈을 채우면서 '내가 왜 이렇게 작은 타일을 골랐을까...'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지 모르겠다. 가장 마지막에 했던 안채 샤워실 타일 작업을 할 때쯤에는 우리 둘 다 지쳐있었다. 밤늦도록 줄눈 작업이 계속되었다.

 그래도 다 해놓고 나니, 어찌나 예쁘던지! 세 공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그렇게 하늘빛으로 채워진 작은 샤워공간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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