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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빛의 작은 샤워실

제주 농가주택 고치기 | 화장실, 샤워실 타일 작업

by 다비
느리지만 나태하지 않고, 단순하지만 단조롭지 않고, 조용하지만 적막하지 않고, 재미있지만 시끄럽지 않고, 철학적이지만 어렵지 않은 삶을 위한 공간 만들기





(2015.6.25-27 타일 작업 / 7.12-14 타일 줄눈 작업)



화장실과 샤워실 벽에 타일을 붙이는 작업을 했다. 타일은 바깥채(우리 살림집) 샤워실 할 때 조금 붙여보긴 했는데, 그때와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 집 시공할 때는 큼지막한 타일로 했고, 아래 부분 절반만 했는데.. 이번에는 자그마한 타일로 벽 전체를 다 붙여야 한다.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가장 먼저, 바깥 샤워실부터 시작했다. 평평한 면에는 타일본드를 이용해서 붙이고, 울퉁불퉁한 면에는 압착용 시멘트를 이용해서 부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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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으로 넓게 펴 바른 다음 타일을 한 장 한 장 붙인다. 수직 수평을 맞춰 선을 하나 그어놓고 하면 편하다. (보통 레이저 수평을 띄워놓고 하지만, 장비가 없으면 선을 그으면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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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눈 간격은 보통 타일 작업 시에 쓰는 것을 사지 않고, 남는 장판을 잘라 이용했다. (우리는 한 푼이라도 아껴야 했다..) 바닥 타일 시공을 할 때는 경사면을 잘 잡아서 배수구로 물이 잘 빠지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줄눈 작업은 백시멘트를 개어서 타일 사이사이 틈에 넣어주고 스펀지로 닦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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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샤워실의 타일 작업 완성. 바닥이 잘 닦이지 않아 희끗희끗하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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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화장실 타일 작업이다. 이곳은 샤워를 하는 공간이 아니므로 물이 사방으로 튈 일이 없어 아래 부분만 타일을 붙이기로 했다. 마름모 모양으로 타일을 시공하기 위해 크기와 모양을 맞춰야 해서 J가 일일이 그라인더로 타일을 잘랐다. ( 타일 커터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고 한다. 우리는 늘 사서 고생이다.) 벽면에 작업을 마치고, 바닥 작업을 할 때는 세탁기 놓을 자리의 수평과 물이 잘 빠지도록 구배를 잘 잡아서 작업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타일을 붙인 뒤 며칠 후 완전히 굳은 다음에 줄눈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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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안채 샤워실 타일 작업이다. 내가 직접 고른 하늘빛의 타일로 했는데, 색이 어찌나 예쁘던지 타일 한 장 한 장 조금씩 다른 느낌이어서 더욱 좋았다. 벽면이 평평하지 않기 때문에 한 장 한 장 압착 시멘트를 발라서 붙여주었다. J는 앞치마를 두르고, 방진마스크를 쓰고 타일을 하나하나 크기와 모양에 맞게 잘라왔다. (J가 제일 싫어하는 작업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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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일 작업을 하면서 J와 얘기하길 왜 업자들이 크디큰 타일만을 선호하고, 추천하는지.. 되도록 하얀 타일을 쓰는지.. 이해할 것 같다고 했다. 작은 타일로 시공한다면 시공비를 더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타일을 공들여 하나하나 붙여놓고, 며칠 후 죽눈 작업을 해야 한다. 타일이 작을수록 채워야 하는 줄눈도 많아진다. 이 수많은 줄눈을 채우면서 '내가 왜 이렇게 작은 타일을 골랐을까...' 얼마나 많이 후회했는지 모르겠다. 가장 마지막에 했던 안채 샤워실 타일 작업을 할 때쯤에는 우리 둘 다 지쳐있었다. 밤늦도록 줄눈 작업이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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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다 해놓고 나니, 어찌나 예쁘던지! 세 공간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그렇게 하늘빛으로 채워진 작은 샤워공간이 완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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