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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비 Aug 04. 2017

『오래된 집에 머물다』출간 소식

2017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 수상작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소식을 전합니다.


지난 5월에

2017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운이 좋게도 대상에 선정되어 좋은 출판사와 연이 닿았고,

이렇게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책으로 엮어 낼 기회가 생겼습니다.


봄과 여름이 뒤죽박죽 섞여있던 계절 내내 글을 짓는 작업을 했고,

초여름에서 여름이 짙어가는 계절 동안 출판사의 편집자님, 디자이너님과 의견을 맞춰가며

책을 편집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그리고 8월,

여름의 한 복판에서 드디어 그간의 이야기들이 책이 되어 세상에 나왔습니다.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부족한 실력이지만 편안하고 따뜻한 책을 만들고 싶어서 무던히 노력했습니다.

출판사에서 보내주신 책을 오늘에야 드디어 받아보았어요.

실제로 제 손에 들린 책을 보니, 신기하고 어색하면서 참 기쁩니다.


책에는

'오래된 집'을 처음 만나 남편 J와 함께 고치는 과정들. 그 과정 속에서 배우고, 느낀 것들.

오래된 집에 머물며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

그리고 제주 곳곳을 여행한 짧은 여행일기 등이 함께 담겨있습니다.


멋지거나, 근사한 책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따뜻할 거라고 얘기할게요.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오늘의 우리는 버림에 익숙하다. 새로운 것들이 너무 많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일까? 조금만 낡거나 혹은 유행이 지났다는 이유로 많은 것들을 너무 쉽게 버리고 있다. 과연 귀하게 여기는 무언가가 하나라도 있을지 궁금하다. '귀하다'는 것은 그 존재만으로도 가치가 있어 아끼고 보살피게 되는 것이다. 낡았다는 이유로 버릴 수 없는 그 무엇, 옛것들은 또한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다. 누군지 모를 그 누군가에게는 매우 귀한 무언가였을 것이기 때문이다. / -'옛것들의 가치'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어느 공간이든 누군가의 손길이 닿지 않고 만들어진 곳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작은 것 하나하나에 눈길을 주고, 생각해보는 자세가 생겼다. 집을 고치면서 단순히 기술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고, 사소한 것 하나도 깊이 생각해보고, 아끼는 마음까지 배워가고 있었다. - '타일 작업'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소유하려 들면 얽매이기 마련이다. 100년도 넘게 이 땅을 지키고 서있던 오래된 집을 우리가 소유한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그저 잠시 머무는 것뿐이다. 마음에 욕심이 꼬물꼬물 생기는 날이면 늘 되새기는 말, "머물다 가자." 그리고 더 재미있고,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들을 계속해서 해나가자고 생각한다. / -'비포 앤 애프터'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오래된 집 앞에 너와 내가 서있다.

다른 계절, 다른 시절에 한결같은 모습으로

이 오래된 집이 제주의 거센 바람과 지난한 세월을 견뎌왔듯이

우리도 그렇게 살아가자. 묵묵히 그러나 굳건히. /-'12. 웨딩사진'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우리 양옆 집에는 할망들이 혼자 사시는데, 어떤 날에는 서쪽 집 할망이 장아찌를 담가 둔 유리병 뚜껑을 열어달라며 찾아오시고, 하루는 동쪽 집 할망이 텔레비전이 고장 났다며 J에게 도움을 청하신다. J가 가서 보자 전원 코드가 빠져 있어서 꽂았더니 TV가 멀쩡하게 나오더란다. 그리고 하루는 휴대폰이 고장 났는지 켜지지 않는다며 봐달라고 가져오셔서 내가 전원 버튼을 꾸욱- 누르자 멀쩡하게 켜지기도 했다. 우리에게는 너무도 쉬운 일들이 할망들에겐 이제 어려운 일이 되었나 보다. / -'다정한 할망들'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가만히 생각해보면 '물들다'라는 말, 참 수줍고도 아름답다. '빛깔이 스미거나 옮아서 묻다.'라고 풀이된다. 그러니까, 봉선화의 그 고운 빛깔이 우리의 손톱으로 스미고, 옮아오는 것이다. 고운 봉선화 빛으로 물든 손톱을 보며, 살면서 스치는 무수한 인연들에 옅지만 고운 빛깔을 물들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나저나 다들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나도 자그마한 소원 하나를 빌면서 가슴 위에 두 손을 조심스레 올리고 잠이 들었다. /- '봉선화 물들이기' 중에서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온라인 서점(교보문고 / 예스24 / 알라딘 / 인터파크)들과 오프라인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래된 집에 머물다』/ 박다비 지음 / 상상출판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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